이런 저런 얘기들
타이어 바꾸다.. 엑스타xc
褐玉
2009. 12. 26. 11:27
타이어 바꿨다. 타이어가 맨들맨들해져서 도저히 견딜 수가 없어서.. 사실, 차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 타이어라, 난 타이어에 꽤 신경 쓰는 축이었는데, 이차저차 하다 보니 타이밍을 놓쳐서 생각보다 꽤 많이 닳은 상태에서 한동안 타고 댕겼다. 우우우... 얼마나 신경쓰이던지.. 뭐, 별로 밟고 댕기는 축은 아니지만(사실 차가 후들려서 그러지도 못한다..-.-;) 커브길이나 경사, 혹은 요철이 심한 도로에서는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었다. 게다가, 운전석쪽 앞타이어는 실빵꾸가 나서 이미 오래전에 지렁이를 한마리 심어놨던 거였다. 그러니 이것이 두어달 지나면 바람 빠져서 또 바람 넣고를 반복하던 참이라 더더욱 신경쓰이는 참이었던 거다. 겨울이 되니 괜시리 도로도 미끄러운 것같고, 한 번씩 비라도 올라치면 이건 뭐.. '패널티킥 선상에서의 골키퍼의 불안'이 따로 없다. 고속도로 올렸는데 기름통 빨간 불 들어온 것만큼 불안한 것이다. 헐...
암튼, 그런 가슴 졸이는 상황을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시간을 내어 타이어점에 갔다. 뭐, 알만한 T머시기 하는 데다. 전에 한번 '타이어 신발보다 싼..' 어쩌고 하는 데 갔더니 하도 얼척없는 소리를 해대길래 그런 곳은 쳐다보지도 않았다. 돈 좀 더 실어주더라도 안전한게 최고다. 다른 건 몰라도 타이어는 꼭 그래야 된다는, 신념 아닌 신념으로...
난 40 안쪽에서 해결하려고 했다. 들어가기 전만 해도.. 근데, 타이어 값이 올랐대나 뭐래나.. 생각보다 가격이 셌다. 쩝.. 하지만 어쩔 수 있나. 이 사람이 이 개명한 천지에 나한테 사기칠려고 하지 않는 이상은 대충 그러려니 할 밖에. 고민 고민 끝에, 좀 싸다는 9만원대의 제품 대신에 연비와 소음도 등등 고려해서 그냥 이넘으로 했다. 애초에 휠얼라인먼트는 할 거라고 생각했고, 타이어 빼고 보니 뒷 패드가 다 닳았다고 해서 패드 갈고 하니... 물경 오십만원 돈이.. 그나마 그것도 현찰로 후려친 가격이라는.. 에헐.. X구녕 찢어지는 연말..
새삼 생각이 든 것인데, 차를 굴리면서 유지비가 제일 센 것이 타이어라는 생각이 확 들었다. 보험이나 자동차세 등 무형적인 것 빼고, 차 자체에 들어가는 고정적인 유지비용으로는 아마 타이어 만한게 없는 것같다. 타이어를 대충 3년 정도 굴린다고 보면, 4짝 다 가는 거 기준으로 아무리 못해도 한달에 만원 이상을 타이어가 잡아먹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엔진오일을 갈든, 타이밍 벨트를 갈든, 차를 유지하는데 드는 웬만한 소모품 유지비용보다 훨씬 많이 치이는 것이다.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돈이다. 게다가 찔끔찔끔 나가는게 아니라 한번에 목돈이 왕창 들어간다는 것. 젠장..
나같은 경우, 운행량이 별로 많지 않아서 1년에 만킬로 정도 달리는 편인데, 이전 타이어가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대충 3,4년 탔던 걸로 기억된다. 그러니 주행거리도 아마 3~4만 정도였을 것이다. 난 별로 험하게 모는 편이 아닌데도 타이어의 삼각형 표시까지 지워먹었을 정도니 아마 다른 사람도 별반 다를 바 없을 것이다. 많이 타는 사람은 매년 타이어를 갈아야 할 수도 있을 것이고. 어쨌든, 도로에 갈아 내버리는 고무가루의 양만큼 돈이 갈려나간다...-.-
바꾸고 나니, 뭐.. 좋다. 이전 타이어는 차 제조사에서 기본으로 끼워져 나오는 타이어였는데, 아마도 가장 저렴한 수준의 타이어일 것이다. 저렴한 기본 타이어와 그래도 돈써서 갈아끼운 좀 괜찮은(?) 타이어를 비교하는 것이 무리이긴 하겠으나, 2,3주 정도 타보니 확실히 좋긴 좋다. 뭐, 전의 것이 3년 이상 닳은 낡은 놈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액면으로 비교한다는 자체가 좀 형평에 안 맞긴 하나, 그런대로 느낌을 써 놓으면 혹시 또 다른 사람이 참고할 수도 있겠고 해서 한번 써 갈겨 보는 것이다. 훅..훅..
일단, 미관.. 그런대로 괜찮다. 요즘은 미관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라, 나름 중요한 선택요소일 수 있겠다. 미려하진 않아도 그냥 괜찮은 느낌이 든다. 별로 튀지 않고 깔끔하달까.. 보이는 것처럼 나름 날아갈 듯한 문양도 들어가 있고, 고급은 아니래도 엑스타xc라고 이름이 적혀있다. 내껀 195/55/15인데, 끼워놓고 보니 그런대로 준수하다. 휠만 좀 받쳐주면 그런대로 모양은 괜찮겠다는 느낌..
승차감은.. 뭐 난 승차감을 별로 중요시하는 축이 아니라, 그다지 느낌은 많이 없는데, 내 생각엔 평범한 운전스타일에는 적절한 것같다. 고성능 차에 칼질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어차피 이런 타이어는 선택하지 않을 거니까. 적절히 탄탄하고 노면을 잘 받쳐주는 것같은 느낌이다. 이전 타이어가 3년이상 탄 것임을 고려하더라도 확실히 노면을 좀 잘잡아 주는 느낌이 든다. 안정감이 있다고 할까.. 암튼 전체적으로 좀 듬직해진 느낌이 드는 것이다.
소음은 확실히 줄었다. 새 타이어는 오히려 소음이 좀 심할 것같은데, 바닥에서 올라오는 소음이 확실히 줄어든 것을 느낄 수 있다. 나름 신경을 썼나보다. 차 자체의 소음은 똑같겠지만 밑에서 튀는 소리는 줄어든게 느껴진다. 뭐, 얼라인먼트를 해서 그럴 수도 있겠다.
제조사 측의 광고로는 연비도 좋다고 하는데, 뭐 그게 표가 날 정도는 아닐 것이다. 당연하지. 타이어가 연비를 줄여봐야 얼마나 줄이겠어.. 그동안 서너번 정도 기름 넣은 것 같은데, 당연히 나도 별반 못느꼈다. 연비가 좋다고 하니 그냥 그러려니 하고 있다. ^ ^
결론적으로, 목돈 들어간 쓰린 속을 달랠 만큼은 아니지만(그걸 뭘로 달래겠어), 제품 자체는 상당한 만족감을 준다. 돈 좀 더 들이더라도 괜찮은 선택을 했다는 생각이 든다. 일단 도로 위에서의 그 살벌한 불안감도 없어졌을 뿐아니라 차가 달라진 듯한 느낌을 만끽하고 있는 것이다. 오죽하면 마눌님이 '차가 왜 이리 좋아졌냐?'고 할 정도다. 마눌님이 뒤에서 느낄 정도면 확실히 좋아진 것이 틀림없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하나 덧붙이자면, 타이어 갈은 산뜻한 기분에 오랜만에 휠 청소를 했는데 휠 군데 군데 흠집이 나 있는 것이다. 타이어 갈 때 내가 '나는 휠을 매우 소중히 여긴다. 휠에 기스 나는 거 정말 싫어한다.'고 분명히 얘길 했는데 이렇게 해놨다. 타이어를 갈고 휠얼라인먼트를 하게 되면 피치 못하는 부분이 있을 수도 있는데, 내 생각에는 신경을 안 쓴 것같다. 휠얼라인먼트야 전에도 해본 적이 있는데 이렇지 않았었다. 내가 그 며칠 사이에 어디 딴데서 긁었을 리도 없으니 분명 타이어교체하는 과정에서 생긴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내가 이용했던 T머시기 타이어 전문점이 사람은 괜찮았는데 나중에 보니 일 해놓은게 영 미덥지 않다. 사소하게 이런 거 가지고 따지러 가면 내가 좀생이가 될 테고.. 에이, 속만 쓰리다..
암튼, 타이어 새로 갈아탄 기념으로다가 좀 주절거려 봤는데.. 예상 외로 차가 잡아먹는 유지비가 세다는 것과, 엑스타xc 타이어가 나름 괜찮다는 것, 그리고 휠을 신경 쓰는 사람이라면 타이어 갈 때 꼭 단도리를 잘 해야 한다는 교훈을 알려드리는 바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