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천안함과 관련된 지난 포스팅에서, 저는 어리석게도 군의 조사발표를 순진하게 믿고 천안함이 북한의 소행일 것으로 거의 단정한 상태에서 이야기를 했습니다. 100% 확신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에 와서는 북한의 어뢰공격에 의한 침몰은 99.9% 아닌 것으로 믿어지기에 제 불찰에 대한 반성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고의는 아니었습니다만, 결과적으로 엉뚱한 유언비어를 퍼뜨리는데 일조를 하게 된 것을 깊이 반성하며, 그런 차원에서, 별로 내키지는 않지만 다시 천안함과 관련된 포스팅을 한번 더 할 수 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제 블로그가 별로 유명한 블로그는 아니라 그다지 사람들이 많이 보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상당수의 방문자들이 보시고, 또 일부는 추천을 해 주시는 등 제 글에 대한 동감을 표시해오셨기 때문에 불특정인들이기는 하지만 그에 대한 일말의 책임을 통감하며 사과의 말씀을 올립니다.
- 갈옥
- 갈옥
살다보니 참 별 꼴을 다 당한다. 내가 이래 삽질을 할 줄은 진짜 몰랐다. 내가 별로 똑똑한 사람은 아니지만 그래도 세상 돌아가는 것에 대한 통빡은 비상한 바가 있다고 자부하고 살았는데 각하한테 완전 농락당했다. 삽질 전문가한테 말려서 삽질 한번 '지대로' 해버린 것이다.
애초에 난 천안함의 침몰이 북한의 소행일 리는 절대 없다고 확신했었다. 그래서 그 내용으로 천안함에 대해 첫번째 포스팅을 했다. 그런데 아는 친구로부터 새로운 정보를 줏어 들었고, 마침 그때 천안함 함미가 들어올려져서 합조단에서 외부폭발에 의한 것이라고 발표하는 것을 보고는 그게 맞나보다 하고 생각하기에 이르렀다. 그래서 북한에 대한 소행임을 단정하고 두 번째 포스팅을 했다.(글에도 표현됐지만 오히려 나는 이때 껀수 제대로 걸렸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이후로도 사건이 정리가 안 되고, 2주 이상 비비적거리며 상황을 뭉개는 것을 보면서 '이건 아닌데.. 이상하다..'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래서 내가 알고 있는 범위 내에서 처음부터 찬찬이 복기를 해보니, 뭔가 내가 당했다는 더러운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때만 해도 구체적인 확신이 없는 그냥 '느낌'이었다.
그러던 차에 좌초설에 대한 여러가지 정황을 주장하는 글들을 우연히 보게 되었고, 그때서야 그림이 선명해지기 시작했다. 삽질전문가 새끼한테 내가 당한 것이다. 난 여전히 순진했던 거다. 설마 함선 반동가리를 건져내고 그걸 종합발표하는 찰나까지 개구라를 칠 것이라고는 생각 못했던 것이다. 저들은 내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비상식적인 자들이었던 것이다. 이런 육시럴..
사건이 일어났을 때, 가장 단순한 것부터 순리대로 풀어나가면 왠만한 것은 그 얼개를 알 수 있는 것인데, 나는 그걸 안 했던 것이다. 지금 가만 생각해보면 난 처음부터 이 사건에 별 관심이 없었다. 그래서 껍데기만 보고 다소 짜증스럽게 생각을 갖다 붙이다 보니 오지게 삽질을 하게 되고 말았던 것이다. 역시 일이란 순리가 있는 것이다.
뭐 찾아보고 하는 거 좀 싫어하는 성격이라서 좀체 잘 안 하는데, 팔자에 없는 사건 뒷조사를 하게 되었다. 그래서 서프(seoprise.com)에도 실로 오랜만에 가보게 되었다. 희대의 사기꾼 황우석의 사기구라 사건 때 데일리서프가 말도 안 되게 감싸는 것 보고 환멸을 느껴서 서프까지도 발을 싹 끊은지 실로 수년만이었다. 서프의 대표인 신상철 씨가 아마도 좌초설을 가장 설득력 있게, 그리고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는 것같다.
여기서 나는 천안함 침몰이 외부의 공격에 의한 폭발로 인한 것이 아니라 좌초로 인한 것이라는 증거를 댈 필요성은 느끼지 않는다. 그것에 대한 것이라면 이미 인터넷에 널려 있다. 나보다 훨씬 설득력 있게 논리를 개진하는 숱한 글들이 있기 때문에 굳이 나까지 어설프게 나설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다만, 이 사건을 이해하는데 필요한 가장 단순한 사실만 몇 가지 말하고 싶다. 이건 정말 가장 흔한 정보를 이용해 가장 쉽게 유추할 수 있는 기본적인 두뇌활동이면 가능한 사실인 것이다. 그건 딴게 아니라, 현재의 여러 정황증거들 중 움직일 수 없는 확실한 사실과, 아직 파악되지 않은 불확실한 사실을 분리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고서는 확실한 사실을 바탕으로 불확실한 것들을 가르면 되는 것이다. 뭐 단순하다. 이걸 안 하니까 자꾸만 억측이 구구해지는 것이다. 그리고 말도 안 되는 사기구라를 참고 듣게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세상일에 관심을 끊고 사는 사람이 아니라면, 듣기 싫어도 어쩔 수 없이 듣게 되고, 보기 싫어도 어쩔 수 없이 보게 되는 지리한 과정을 통해 다수의 사람들이 알고 있는 천안함 침몰에 대한 '확실한' 정황증거들 중 몇 가지는 다음과 같다.
1. 결정적인 부분만 없다. (TOD, KNTDS)
2. 절단면을 감춘다.
3. 폭발 흔적이 없다.
4. 시신에 훼손이 없고, 생존자도 부상이 없다.
5. 9시 15분 ~ 22분 사이에 뭔가 일이 일어났다.
확실한 물증들은 이 보다 훨 더 많이 있지만 이까지만 봐도 뭔가 팍 오는게 있지 않은가.
1번과 2번을 보고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다음과 같다.
"군과 정부는 이 사건의 실체를 알고 있다. 그러면서 그것을 감추려 한다."
더불어 3번과 4번을 보고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다음과 같다.
"폭발로 인한 것은 절대 아니다."
앞의 두 가지 사실에 근거하여 5번을 통해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다음과 같다.
"불과 6~7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폭격이 아닌 다른 이유로 전함이 순식간에 침몰할 만큼 중대한 과실이 있었다."
이것은 빼도박도 못하는 것이다. 뇌세포를 안드로메다로 보내버리지 않은 다음에야 이것까지 부인할 순 없기 때문이다. 이것들은 이제는 그들이 감추려 하지도 않는 '내놓은 사실'들이기 때문이다. 뭔지는 모르지만, 위의 단순한 사실들만 가지고도 현재까지 군과 정부가 우겨대고 있는 여러가지 억측들 중 적어도 확실히 아닌 것은 골라낼 수가 있게 되었다. 부패한 군과 파렴치한 정부가 은근슬쩍 밀고 있는 '북한의 공격으로 천안함이 침몰했다'는 주장은 절대로 진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단순한 것이다. 폭발로 침몰한 것이면 폭발 흔적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버블젯이니 RDX니 하는 가당찮은 것들을 갖다 댈 필요가 없는 것이다. 폭발로 인해 순식간에 그 큰 전함이 두 동가리가 날 정도의 충격이 선체에 가해졌는데 어떻게 폭발 흔적이 전혀 없고, 죽은 시신들도 그냥 단순히 익사한 상태로 나오며, 생존자들은 옷에 물 한방울 안 묻히고 제발로 걸어나오는가.
만약 칼에 찔려 죽은 사람이 있다면, 반드시 자상이 있어야 한다. 칼에 찔린 흔적이 없는데 칼에 찔려죽었다는게 말이나 되는가. 현장에서 칼이 발견되고, 바닥에서 혈흔이 발견되고 하는 것은 사인을 증명할 직접적인 증거가 없을 때 부차적으로 검토하는 것이 될 수는 있을 지언정 그것이 직접적인 증거가 될 수는 절대 없다. 죽은 시체에 찔린 자국이 없는데 현장에 떨어져 있는 칼이든 혈흔이든 하는게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개가 웃을 일이다. 대한민국 군과 정부가 국민들에게 이런 말도 안 되는 것을 어거지로 강요하는 것은 국민을 홍어 거시기로 알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다. 지금 군과 정부는 국민을 능욕하고 있다.
난 RDX가 뭐하는 개뼉다귀인지 모르지만, 만약 그게 화약성분이라고 한다면, 시도 때도 없이 포를 쏘고 훈련을 하는 전투함에서 화약성분 발견되는 것이 뭐 그리 이상한 일인가. 게다가, 지금 군과 정부가 하는 짓거리를 보면 RDX인지 뭔지를 갖다 발라 놓고 발견했다고 우기는 것인지도 모르는 것이다. 참으로 한심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내가 지금 도무지 알 수 없는 것, 그리고 처음부터 이상하게 생각했던 한 가지는 '왜 이명박이가 이 사건을 굳이 이렇게 무리를 해가면서 숨기려고 할까' 하는 것이었다. 사실 군함의 침몰이라는 것이, 사고로는 좀 큰 사건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이런 것이 사회문제로 비약될 필요까지는 없는 것이다. 어쨌든 군의 일일 뿐인 것이다. 그냥 사고로 처리한다면 함장을 비롯해 직속라인에서 한 두명 처벌을 받고 끝날 일인 것이다. 그런데 이것을 이렇게까지 무리하게 일을 키우고 판을 벌이는 것이 나는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이다. 그 이유를 유추해 본다면 두 가지 밖에 없다. 이명박이가 진짜 개또라이 새끼든지, 아니면 이렇게 밖에 할 수 없는 피치 못할 무슨 일이 있든지.
나는 각하께서 진짜 개또라이 새끼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 각하께서 좀 단순무식하기는 해도 기본적으로 그 정도로까지 무모한 분은 아니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냥 사고처리하고 넘어가면 되는 일을, 자신이 하야해야 할지도 모르는 큰 사건으로 키운다는 것은 정상적인 범주의 사고활동이라고는 상상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런 차원에서, 난 일각에서 제기하는 미군관련설도 꽤 신빙성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뭐 이건 섣불리 말할 계제가 아니므로 굳이 언급하지 않겠다. 다시 한번 이 일로 포스팅을 하고 싶지는 않기 때문이다. -.-;
다만, 만약 이 사건이 단순히 각하의 똘끼에 의해 강행된 사건이 아니라고 한다면 그 배후는 대충 짐작이 간다. 대통령 자리를 걸고까지 이런 미친 짓을 해야만 하고, 또 그런 터무니 없는 짓거리를 하고도 아무 일 없는 것처럼 무마할 수 있는 거대하고 절대적인 힘을 가진 세력은 이 대한민국에 두 개 밖에 없다. 하나는 이건희고, 또 하나는 미국이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건희가 이 사건에 개입되었다고 보긴 힘드니까, 만약 이 사건에 외부의 든든한 뒷배경이 개입되었다면 미국(미군)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만약 각하께서 이정도의 일을 아무렇지도 않게 단독으로 결행할 수 있는 배포 또는 똘끼를 지니신 분이 아니라면 그 배후는 미국 밖에 없다는 것이다.
난 각하가 다소 정상적인 정신상태를 가진 분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이 정도로 무모하거나 똘끼가 충만하다고도 보지 않기 때문에 미국관련설을 상당히 신빙성 있게 생각하고 있다. 다만, 앞서도 말했지만 다시 이 일로 포스팅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그냥 가능성은 반반으로 남겨 두련다.
이랬거나 저랬거나, 어쨌든 천안함의 침몰은 좌초로 인한 것임은 틀림없다. 다만, 군과 정부가 왜 이렇게 무리하게 숨기려 하는지는 모르겠다. 그 이유가 만약 단순히 각하의 똘끼로 인한 것이 아니라 든든한 뒷배경을 가진 이유라면, 유감이지만 이 사건은 영구미제로 남을 것이다. 아니, 최소한 미국의 영향력이 대한민국과 대등할 정도로 쫄딱 망하기 전까지는 기밀이 유지될 것이다. 진실은 안드로메다로..
난 이 순간, 가능성이 별로 없는 하나의 경우의 수를 희망하고 있다. 그것은, 이 모든 사건이 각하의 똘끼에 의해 진행된 일임이 밝혀지고, 그리하여 좀 있다 대한민국이 발칵 뒤집어지고, 그리하여 올해 안에 대통령 선거를 다시 하게 되는 그런 상황말이다. 뭐, 생각은 자유니까.
웃기는 꿈이라도 꿔야하지 않겠나.. 이 지랄맞은 세상..
개콘보다 더 웃기는 더~~러운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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