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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준

박현준..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아직 LG팬의 입장에서, 그는 고마운 선수였다. 쫄딱 망한 집안 LG에서 그나마 수년간 소년가장의 역할을 톡톡히 했던 봉중근이 팔꿈치 인대 수술로 2~3년간은 마운드에 설 수 없는 암담한 현실에서 혜성처럼 등장해 기둥뿌리를 떠받치고 섰던 선수였기 때문이다. 그가 없었으면 아마도 LG는 그나마 짧았던 영화도 누리지 못한 채 폭삭 내려앉았을 터였다. 그러니 팬들의 입장에서 그 아니 고마울 수가 있겠는가. 난세에 영웅 난다고, 국면이 어려워지니까 어김없이 칼 빼들고 나타난 장수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박현준이었다. '개장수'라는 독보적인 아우라를 뿜어내는(?) 별명도 재밌기도 하거니와 다소 개구져보이는 인상에다 마운드 위에서 가끔씩 손을 들어올려 손의 송진가루를 불어내며 짓는 표정은 매우 익살맞게 보이기도 했다.. 더보기
LG, 선두권 싸움을 할 것인가, 중위권 개싸움에 휘말릴 것인가 「엘롯기 동맹」의 마지막 주자 LG 2000년대 중반 이후로, 프로야구판에 이른바 엘롯기 동맹이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졌다. 야구를 모르는 사람이 들으면 뭔가 그럴싸한 동맹결사체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실상은 'LG,롯데,기아' 3팀의 약자 그룹을 총칭하는 표현이었다. 가을야구는 남의 일이고, 꼬박꼬박 상위권 팀들의 승수를 알토란같이 챙겨주는 '보약' 같은 팀들이었던 것이다. 만년 하위권을 벗어나는 일이 없고 3팀이서 서로 꼴찌를 면하려고 아귀다툼을 선두권보다 더 치열하게 하는 너절한 팀들이었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는 법. 드디어 엘롯기 동맹도 깨질 때가 왔다. 롯데가 선두주자였다. 2008년 로이스터라는 흑인 감독(한국 프로야구 최초의 외국인 감독)을 영입해오더니 냉큼 가을야구 그룹에 끼어들면서 찌질한 동.. 더보기
박현준 혹은 박현진? 5월 3일 두산전 박현준의 피칭은 정말 류현진을 연상시켰다!!! '박현준'이라 쓰고 '박현진'이라 읽어야 할 판이다. 3일 두산전 박현준의 피칭에서는 류현진의 아우라가 느껴졌다. 옷쓰~ LG에서 9회를 무실점으로 던진 선발투수를 본게 언제였던가... ㅡ ㅜ 9이닝 무실점 10삼진.. 투수의 힘으로 상대를 완벽히 틀어막은 이 압도적인 수치가 LG의 선발투수에게서 나오다니, 최근 몇년간 상상도 해볼 수 없는 일이었다. 최근 몇년간 투타 균형이 가장 맞지 않는 팀이 LG였다. '리그 정상급의 공격력에 리그 바닥권의 투수력' 이것이 LG야구를 표현하는 가장 간단한 설명이었다. 좀더 간단하게 표현하자면, '밑 빠진 독' 정도랄까.. 그러던 LG가 이제야 밸런스가 맞는 야구를 하게 된 것이다. 가드를 내리고 복싱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