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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만들기 대작전

아침에 운동장 좀 뛰었더니 머리에 고드름이..?!

상판이 별로 내놓을 만한 상태가 아니라.. 모자이ㅋㅋㅋ..


최근에, 한 열흘 전부터 아침에 러닝을 하고 있다. 동네 초등학교 운동장을 뛰는데, 나갈 때 좀 괴롭기는 해도 뛰고나면 청량감도 있고 꽤 상쾌하기도 하고 암튼 기분이 매우 좋다.

초등학교 운동장이라, 트랙을 바깥쪽으로 돌아도 200m 채 될까말까 할 정도의 작은 코스인데, 처음엔 3바퀴 뛰고는 나가 떨어졌던 저질 체력이 급향상돼서 이제는 50바퀴를 돌고 있다. 몸이란 것은 정말 금방 적응을 한다는 생각이 새삼 든다. 죽을 만큼 힘들어도 다음에 다시 뛰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갑절로 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10바퀴가 20바퀴가 되고 다음에는 50바퀴가 되었다. 정말 순식간이다. 불과 일주일이 채 못 되는 사이에 3바퀴의 저질 체력이 50바퀴의 준수한 수준이 되었다. 헐..

최근에는 계속 50바퀴만 뛰고 있는데, 더 못 뛰어서가 아니고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 쿨럭.. -.-; 그래서 이제는 많이 뛰는 것이 아니라 강도를 좀 높여서 시간을 단축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일단 한 시간 내에 끊을 수 있도록 목표를 정하고 있는데, 아마도 연말까지는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어쨌거나, 이렇게 가열차게 아침 러닝을 하고 있는데, 오늘은 날씨가 좀 추웠나 보다.. 뛸 때는 몰랐는데, 들어와서 엘리베이터를 타고는 아무 생각 없이 엘리베이터 벽면의 거울을 보는데 허걱..!!! 관자놀이 옆 잔머리털 있는 부분에 고드름이 송알송알.. 정말 깜놀랐다..

전에는 그냥 물이 뚝뚝 떨어지는 정도였다. 아마도 머리에서 올라오는 열기가 바깥의 찬 공기와 부딪치면서 결로현상이 생기기 때문인듯 한데, 암튼 머리에는 이슬이 맺히고 얼굴에는 땀이 줄줄 흘러내리고 했다. 겨울이라 금방금방 마르면서 땀이 계속 나다보니 달리기를 마치고 돌아올 때는 볼과 턱에 하얀 가루가 잔뜩 묻어있는데, 아마도 땀에서 나온 염분인 듯하다. 첨에는 얼굴이 간지러워서 무심코 스윽 닦았다가 허연 가루가 묻어나오길래 얼마나 놀랐는지..

어쨌든 이 추운 겨울에 땀이 나도록 운동하는 것은 나름 뿌듯한 성취감을 준다. 땀이 나는 것 자체가 힘든 운동 후의 훈장 같은 느낌이 들어서 기분이 꽤 괜찮은 것이다.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걸을 때, 턱 밑으로 뚝뚝 떨어지는 땀방울의 느낌은 뭐라고 표현하기 힘들만큼 좋은 느낌이다.

그런데 오늘은 얼마나 추웠던지, 머리에 맺힌 이슬이 얼어붙어서 고드름이 된 것이다. 뛸 때도 딴 때와 달리 귀가 시려서 몇 번이나 손으로 귀를 비비면서 뛰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날이 춥긴 추웠던 것이다. 전에는 귀가 시리진 않았다. 그래서 굳이 귀마개를 할 필요성을 못느꼈는데 오늘은 뛰면서 내내 "에이.. 귀마개 하고 올걸.." 하는 생각을 하며 뛰었던 것이다.

뛸 때 고드름이 생긴 건지 아니면 걸어들어오는 동안에 이슬이 얼어서 고드름이 된 건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좀 재미있다. 머리에 고드름이 얼어붙을 만큼 추운 이 날씨에 뭔 염병인가 하는 생각도 들고.. 뭐, 하지만 그런 생각보다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뭔가 끝까지 해나간다는 성취감이 더 큰 것 같다. 더워서 못 하고 추워서 못 하면 언제 운동하겠는가. 봄가을로는 놀기 좋아서 못 하는데.ㅋㅋㅋ

이렇게 죽자고 뛰는데, 봄에 하프마라톤 정도는 뛸 수 있겠지.. 예기치 못한 부상으로 가을에 하려고 했던 계획이 다 틀어져버려서 못했던 그 꿈을.. 올 봄에는 반드시.. 아다다다다... 가는 거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