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느니 노래 부르느니 삶

마이클 잭슨, 죽음으로 한 시대를 마감하다.

한 시대의 상징.

그렇다. 그는 한 시대의 상징이라 불리워 부족함이 없을 뿐 아니라 누구도 그것을 부정하기 힘들 것이다. 적어도 대중음악이라는 분야에서 분명 그는 한 시대의 상징이었다.

50년대를 엘비스의 것, 60년대를 비틀즈의 것이라 한다면, 80년대는 온전히 그의 것이었다.

한 시대를 대표한다는 것은 아마도 자신의 재능만으로는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노력과 행운 그리고 그 외 모든 것들이 뒷받침 되어 우리는 그와 한 시대를 함께하게 된 것이다. 그와 함께한 시간들은 그에게도 대중들에게도 축복이었음에 틀림없으리라.

그의 시대였던 80년대는 내가 10대 시절을 온전히 보내던 시절이었는데, 사실 나는 당시에는 마이클 형님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었다. 뭐랄까.. 문화적 단절감이 컸다고 할까.. 지방 소도시의 소년에게 그의 요란한 노래와 현란한 손짓 발짓은 음악의 보편성을 떠나, 문화적 이질감을 더 먼저 유발시켰던 것이다. 나에게는 그가 발산하는 문화적 정서를 받아들일 수 있는 감성의 공간이 없었다. 난 그냥 촌놈이었던 것이다.

음악을 웬만큼 소비할 수 있게 된 이후엔 락 음악 쪽으로 내 취향이 옮겨 가 버려, 그는 계속 나와는 음악적 코드가 안 맞는 사람이었다. 물론 문화적 다양성에 대한 수용력이 넓어져, 20대 이후에는 그의 진가를 조금씩 알게 되었지만 그때쯤 그도 조금씩 망가져 가고 있었다.

불미스런 그 추문들이 모두 사실이든 아니면 그의 절대적인 재능과 인기를 시기한 백인들의 모함이든 어쨌든 간에 그는 90년대 중반 이후 예전의 명성을 갉아먹고 있었고 그의 육신도 회복하기 힘든 길을 가고 있는 듯 보였다.

인기와 재능도 영원할 순 없는 것이니 언젠가는 정상에서 내려올 테지만 그의 몰락은 잘 모르는 내가 보기에도 안쓰러울 정도였다. 종국에는 가산이 바닥나 소지품을 경매에 내놨다는 뉴스가 뜰 지경이었으니, 쉽지 않은 세월을 보내고 있었던 듯하다.

그의 몰락의 원인이 무엇이었든 이제 그런 것이 중요하진 않을 것이다. 그 모든 것들을 덮어버릴 만큼, 팝의 영역에서 그의 흔적은 깊고 넓기 때문이다. 그의 여러 가지 불미스러운 과거들은 그가 살아있을 때는 그를 옥죄었겠지만 이제는 세상에 남겨진 그의 노래와 춤이 그에 대한 모든 것을 말해 줄 것이다. 한 시대를 전 세계인과 함께 공유했던 그 전설적인 대중음악인에 대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