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한 거 알면서도 속아줘야 할 때, 인생은 참 씁쓸해 진다. 유상무 상무의 의도적인 테러를 애써 담담히 받아들이는 보스 김준호처럼.
시장에 가서 오뎅 먹으면서 서민들의 생활을 이해하는 대통령이, 왜 쓸데없는 토목공사에 국민의 혈세를 수십조씩 들이붓는지, 왜 가난한 자의 주머니를 털어 부자의 주머니를 불리는지 도대체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참조)
이명박이 대운하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입만 열면 대운하 안 하겠다고 떠벌리면서 '아라뱃길'이니 '4대강 살리기'니 하면서 개수작을 부리고 있는 것을 온 국민이 익히 보아오던 바다. 그런데 새삼 대운하를 안 하겠다니 이건 '내가 그렇다 하면 그런 줄 알고 조둥이 닥치고 가만히 있어라.' 하고 국민들에게 협박하는 것에 다름없다. 찌질대는 소리 듣기 싫으니 입닥치고 있으라는 것이다.
그는 건설공사판에서만 평생을 일해온 사람이기 때문에 옆에서 간섭하는 걸 본능적으로 싫어하는 것이 틀림없다. 정치란 것은 끊임없는 대화의 과정임을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게 국민이든 누구든, 옳은 소리이든 그른 소리이든 상관없다는 것이다. 그는 하고싶은 대로 한다. 자기가 믿는 것이 옳은 것인 것이다.
씁쓸하다. 이해와 협조를 구하는 것이 아니라 윽박과 강제를 삶의 신조로 여기는 사람이 최고권력자라니. 이제 뭔 말도 못 붙이게 된 것이다. 대한민국은 온전히 30년 전으로 되돌아가고 말았다. 위대하신 지도자의 영도력에 모든 것을 맡겨야 하게 된 것이다.
입법부와 사법부는 물론 언론까지 장악한 완벽한 독재체제를 구축한 이명박. 그는 어쨌든 대단한 사람이다. 난 21세기에 이런 일이 가능할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다. 대한민국이, 가다가 앞으로 엎어지는 한은 있어도 뒷걸음질을 치는 일은 있을 수 없는 것이라고 '순진하게' 생각했다. 그런데 역시, 친일로부터 시작해서 군사독재로 국민들을 무단통치하는 반세기의 내공을 쌓은 저 악의 무리들을 과소평가한 것이었다. 그들은 환경의 변화를 무력화시키는 바퀴벌레와 같은 생존능력을 가진 자들인 것이다.
조금 방식이 변하긴 했다. 예전에는 대놓고 강제로 윽박질렀다면 지금은 '웃고있을 때까지만 까불어라' 하고 국민에게 어리광부릴 수 있는 은혜를 베푼다는 것이다. 하해와 같은 광영이다. 그는 '대운하는 안 한다'고 선언했고, 좋든 싫든 국민들은 그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왜냐면 어리광은 이까지이기 때문이다. 좋은 말로 할때 알아들으라는 것이다. 수염을 잡는 순간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각하의 말씀'을 되짚어 보자. 그는 여전히 대한민국을 위해서는 대운하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국민들이 반대하니까 자신의 임기내에는 하지 않겠다고 했다. 대신, 4대강 사업은 대운하가 아니니 그대로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이거 뭔가 더러운 냄새가 난다.
바둑에 '꼼수'라는 것이 있다. 원래는 안 되는 수인데, 상대가 하수일 경우 일부러 함정에 빠뜨려 '수를 내는' 것을 말한다. 이명박도 지금 수를 건 것이다. 빤한 수를.
강바닥을 파내고 수십개의 보를 설치하면 사실상 대운하를 위한 준비를 다 한 것이 된다. 이제 강과 강을 연결만 하면 되는 것이다. 물론 그것은 나중에 또 다른 핑계를 대겠지. 그러고는 이제 다 됐으니 타이틀만 하나 갖다붙이고 공개적으로 개통식만 하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거 어디서 많이 보던 방식이다. 바로, 독재시절에 자주 써먹던 책임분산 방식인 것이다.
29만원으로 수년간 잘먹고 잘살고 있는 전 모씨가 30여년 전에 광주시민들을 학살하고도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을 수 있었던 바로 그 방식이다. 나는 전 씨가 광주시민에게 총을 쏘라고 직접 말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그런 말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왜냐면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는 단지 이렇게만 말했을 것이다. "요즘 광주 저기 왜 저래." 그러면 중정부장이든 뭐든 넘버2가 그 아랫넘에게 "야, 저기 적당히 좀 만져줘."하고 두리뭉실한 명령을 내렸을 것이고, 그렇게 몇 단계 내려가면 "무슨 수단을 써서라도 광주를 진압시켜."가 될 것이고, 그것이 광주시내에 주둔해 있는 병력들에게는 '총격까지 불사하는' 사태로 발전하는 것이다. 군조직의 특성상 여차한 경우에는 계급이 낮아도 현장의 지휘통솔자가 결정적인 명령을 내릴 수 있다. 왜냐면 '실제상황'이기 때문이다.
무고한 광주시민 수백명이 죽어나가도 아무도 책임질 사람이 없다. 발포명령을 한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조폭조직의 행동방식이다. 사람을 몇 죽여도 보스는 절대 잡혀가지 않는다. 왜냐면 아랫것들이 과잉충성한 것으로 위장되기 때문이다. 조직은 목표를 완수하고, 세상은 아무렇지도 않게 다시 평화로워지는 것이다.
몇년 후를 생각해보자. 5년 후든 10년 후든,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이미 대운하는 완성돼 있는 것이다. 아무도 그것을 대운하라고 이름 붙이지 않았고 대운하 공사를 한 사람도 아무도 없지만 한강과 낙동강을 이은 대운하는 이미 대한민국에 만들어져 있는 것이다.
이명박은 평생을 건설공사판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이라 이미 알고 있다. 일단 벌려놓으면 다시 되돌릴 수 없다는 것을. 그리고 터잡기가 어렵지 그 위에 건물 올리는 것은 식은죽 먹기라는 것을. 어떤 핑계를 대든 공사를 시작만 해놓으면 이미 반은 해놓은 것이나 다름없고, 토목공사에서 반을 해놓은 것은 이제 다만 공기(工期)의 문제일 뿐이라는 것을. 그의 꼼수는 완벽하다. 알고도 속아야 하고 모르고도 속는 것이다.
대한민국을 만지작거리는 것을 취미생활로 아는 대통령, 국가와 민족에 대한 장기적인 비전이나 철학 따위는 없이 오로지 어떻게 하면 대한민국 전역에 자신의 이름을 자랑스레 새길 것인가에 골몰해 있는 토목공화국 대통령의 값비싼 취미생활에 국민들의 미래가 무상노역으로 담보되고 있다.
참 씁쓸~하구만.
시장에 가서 오뎅 먹으면서 서민들의 생활을 이해하는 대통령이, 왜 쓸데없는 토목공사에 국민의 혈세를 수십조씩 들이붓는지, 왜 가난한 자의 주머니를 털어 부자의 주머니를 불리는지 도대체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참조)
이명박이 대운하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입만 열면 대운하 안 하겠다고 떠벌리면서 '아라뱃길'이니 '4대강 살리기'니 하면서 개수작을 부리고 있는 것을 온 국민이 익히 보아오던 바다. 그런데 새삼 대운하를 안 하겠다니 이건 '내가 그렇다 하면 그런 줄 알고 조둥이 닥치고 가만히 있어라.' 하고 국민들에게 협박하는 것에 다름없다. 찌질대는 소리 듣기 싫으니 입닥치고 있으라는 것이다.
그는 건설공사판에서만 평생을 일해온 사람이기 때문에 옆에서 간섭하는 걸 본능적으로 싫어하는 것이 틀림없다. 정치란 것은 끊임없는 대화의 과정임을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게 국민이든 누구든, 옳은 소리이든 그른 소리이든 상관없다는 것이다. 그는 하고싶은 대로 한다. 자기가 믿는 것이 옳은 것인 것이다.
씁쓸하다. 이해와 협조를 구하는 것이 아니라 윽박과 강제를 삶의 신조로 여기는 사람이 최고권력자라니. 이제 뭔 말도 못 붙이게 된 것이다. 대한민국은 온전히 30년 전으로 되돌아가고 말았다. 위대하신 지도자의 영도력에 모든 것을 맡겨야 하게 된 것이다.
입법부와 사법부는 물론 언론까지 장악한 완벽한 독재체제를 구축한 이명박. 그는 어쨌든 대단한 사람이다. 난 21세기에 이런 일이 가능할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다. 대한민국이, 가다가 앞으로 엎어지는 한은 있어도 뒷걸음질을 치는 일은 있을 수 없는 것이라고 '순진하게' 생각했다. 그런데 역시, 친일로부터 시작해서 군사독재로 국민들을 무단통치하는 반세기의 내공을 쌓은 저 악의 무리들을 과소평가한 것이었다. 그들은 환경의 변화를 무력화시키는 바퀴벌레와 같은 생존능력을 가진 자들인 것이다.
조금 방식이 변하긴 했다. 예전에는 대놓고 강제로 윽박질렀다면 지금은 '웃고있을 때까지만 까불어라' 하고 국민에게 어리광부릴 수 있는 은혜를 베푼다는 것이다. 하해와 같은 광영이다. 그는 '대운하는 안 한다'고 선언했고, 좋든 싫든 국민들은 그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왜냐면 어리광은 이까지이기 때문이다. 좋은 말로 할때 알아들으라는 것이다. 수염을 잡는 순간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각하의 말씀'을 되짚어 보자. 그는 여전히 대한민국을 위해서는 대운하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국민들이 반대하니까 자신의 임기내에는 하지 않겠다고 했다. 대신, 4대강 사업은 대운하가 아니니 그대로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이거 뭔가 더러운 냄새가 난다.
바둑에 '꼼수'라는 것이 있다. 원래는 안 되는 수인데, 상대가 하수일 경우 일부러 함정에 빠뜨려 '수를 내는' 것을 말한다. 이명박도 지금 수를 건 것이다. 빤한 수를.
강바닥을 파내고 수십개의 보를 설치하면 사실상 대운하를 위한 준비를 다 한 것이 된다. 이제 강과 강을 연결만 하면 되는 것이다. 물론 그것은 나중에 또 다른 핑계를 대겠지. 그러고는 이제 다 됐으니 타이틀만 하나 갖다붙이고 공개적으로 개통식만 하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거 어디서 많이 보던 방식이다. 바로, 독재시절에 자주 써먹던 책임분산 방식인 것이다.
29만원으로 수년간 잘먹고 잘살고 있는 전 모씨가 30여년 전에 광주시민들을 학살하고도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을 수 있었던 바로 그 방식이다. 나는 전 씨가 광주시민에게 총을 쏘라고 직접 말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그런 말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왜냐면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는 단지 이렇게만 말했을 것이다. "요즘 광주 저기 왜 저래." 그러면 중정부장이든 뭐든 넘버2가 그 아랫넘에게 "야, 저기 적당히 좀 만져줘."하고 두리뭉실한 명령을 내렸을 것이고, 그렇게 몇 단계 내려가면 "무슨 수단을 써서라도 광주를 진압시켜."가 될 것이고, 그것이 광주시내에 주둔해 있는 병력들에게는 '총격까지 불사하는' 사태로 발전하는 것이다. 군조직의 특성상 여차한 경우에는 계급이 낮아도 현장의 지휘통솔자가 결정적인 명령을 내릴 수 있다. 왜냐면 '실제상황'이기 때문이다.
무고한 광주시민 수백명이 죽어나가도 아무도 책임질 사람이 없다. 발포명령을 한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조폭조직의 행동방식이다. 사람을 몇 죽여도 보스는 절대 잡혀가지 않는다. 왜냐면 아랫것들이 과잉충성한 것으로 위장되기 때문이다. 조직은 목표를 완수하고, 세상은 아무렇지도 않게 다시 평화로워지는 것이다.
몇년 후를 생각해보자. 5년 후든 10년 후든,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이미 대운하는 완성돼 있는 것이다. 아무도 그것을 대운하라고 이름 붙이지 않았고 대운하 공사를 한 사람도 아무도 없지만 한강과 낙동강을 이은 대운하는 이미 대한민국에 만들어져 있는 것이다.
이명박은 평생을 건설공사판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이라 이미 알고 있다. 일단 벌려놓으면 다시 되돌릴 수 없다는 것을. 그리고 터잡기가 어렵지 그 위에 건물 올리는 것은 식은죽 먹기라는 것을. 어떤 핑계를 대든 공사를 시작만 해놓으면 이미 반은 해놓은 것이나 다름없고, 토목공사에서 반을 해놓은 것은 이제 다만 공기(工期)의 문제일 뿐이라는 것을. 그의 꼼수는 완벽하다. 알고도 속아야 하고 모르고도 속는 것이다.
대한민국을 만지작거리는 것을 취미생활로 아는 대통령, 국가와 민족에 대한 장기적인 비전이나 철학 따위는 없이 오로지 어떻게 하면 대한민국 전역에 자신의 이름을 자랑스레 새길 것인가에 골몰해 있는 토목공화국 대통령의 값비싼 취미생활에 국민들의 미래가 무상노역으로 담보되고 있다.
참 씁쓸~하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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