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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얘기들

24인치 LCD 모니터 사용기 - LG w2442pa-bf

큰맘 먹고, 마눌님의 윤허를 얻어 드디어 24인치 LCD 모니터를 구입했다. 인터넷을 훑어본 결과, 내가 사용하는 용도와 가격대비 성능 따위를 비교분석해서 결정한 모델이 바로 이 LG의 w2442pa-bf다.

난 게임은 안하니까 어정쩡한 16:10보다는 16:9를 우선시 했고, 가격이 약간 더 저렴한 22인치나 23인치 보다는 1920*1080의 HD화면을 온전히 출력해주는 24인치가 적당해 보였다. 현시점 24인치가 대세이기도 하고.

LCD 모니터를 구입하려는 사람들이 부딪치는 문제 중에 가장 큰 두 가지, 즉 삼성이나 LG와 같은 대기업 제품으로 할 것인가 아니면 요즘 많이 선택되고 있는 저렴한 중소기업 제품을 할 것인가 하는 것과, LCD 패널을 저렴한 TN방식의 것을 쓸 것인가 아니면 다소 비싸더라도 시야각이 좋은 IPS나 VA 계열로 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가지고 나도 똑같이 고민했다. 두 가지 문제라고 했지만 사실은 한 가지 문제다. 가격은 저렴하나  성능이 나은 IPS, VA 계열의 중소기업 제품으로 갈 것인가, 아니면 시야각이 좀 좁지만 서비스라든가 신뢰도에서 다소 나은 TN패널의 대기업 제품으로 갈 것인가 하는, 단순하지만 머리 아픈 문제인 것이다.

나도 잠시 고민했지만, 결정하기 어려울 때는 역시 자신의 사용목적을 고려하면 되는 것이다. 출력에 극히 민감해야할 그래픽 작업을 하거나, TV 수신기를 달아서 누워서 모니터를 볼 생각이 아니라면 굳이 IPS나 VA 계열의 패널을 고집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좋은 것은 좋은 것이되, 그것이 사용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것이라면 꼭이 고려해야 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차를 예로 들자면, 시내도로 위주로 일상적인 용도로만 운전을 하면서 특별히 스피드를 즐기는 스타일이 아니라면, 굳이 BMW M3가 필요하진 않은 것이다.

난 인터넷과 문서작업이 거의 대부분이므로 TN패널이라도 충분했다. 다른 곳에서 LCD 모니터 사용하면서 특별히 불편하다 생각한 적도 없었고. 좋은 것은 어디가 좋아도 분명 좋겠지만 그게 내가 꼭 필요한 것이 아닐 때는 나는 미련을 갖지 않는 스타일이라 굉장히 쉽게 결정을 내렸다. 한편으론, 전자제품이란 다 장단점이 있음을 익히 잘 알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화면밝기와 반응속도, 그리고 데드픽셀의 빈출 여부 따위와 같은 것들이 걸려들어가기 마련인 것이다.

w2442pa-bf는 TN패널이란 것 빼고는, 즉 측면에서 봤을 때 좀 어둡게 보인다는 것 빼고는 거의 모든 점에서 만족할 만한 조건들을 제시해 주었다. 저렴한 가격과 빠른 화면출력 속도, 그리고 무결점 화소에 든든한 A/S까지... 게다가, 또 하나 특기할 만한 것은 피봇 기능이 된다는 것이다. 뭐 꼭 필요한 기능은 아니지만, 간간이 요긴하게 쓰일 수 있는 기능이다. 스크롤의 압박을 상당부분 감소시켜 줄 뿐아니라, 긴 글을 쓸 때 스크롤 없이 한눈에 글의 맥락을 파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물론 세로로 찍은 사진을 한번에 볼 수도 있고.^ ^ 하여간 꽤 유용한 기능이다.

디자인은 정말 단순명료하다. 그냥 딱 간결하다는 느낌이 든다. 나도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이미지로 봤을 때는 최근의 화려한 디자인의 제품들에 비해 좀 밋밋하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까서 올려놓으니 '딱이다'는 느낌이 왔다. 사실 모니터가 요란할 필요가 뭐 있겠는가. 오랫동안 써도 안 질릴 디자인이란 느낌이 든다.

컴퓨터에 연결하고 켜서 보니 모니터가 꽤 밝다. 눈이 부실 정도로. 모니터 밝기를 50으로 줄여놓았는데 그래도 밝은 느낌이다. 선명도도 상당히 만족스럽고, 색감은 뭐 일반적인 LCD 모니터의 수준인 것같다. 그동안 계속 CRT 모니터를 썼는데, 거기에 비할 순 없겠지. LCD 모니터 자체의 한계도 있을 테고.

소소한 것들일지는 모르겠는데, 내가 LCD 모니터를 여러 종류로 많이 써 보진 않았지만, 큰 화면의 모니터 임에도 불구하고 매우 쉽게 높이나 각도를 조절할 수 있었다. 모니터란 것이 각도가 여간 신경쓰이는 게 아니지 않은가. 나는 조금만 마음에 안들면 1mm 단위로 미세하게 높이와 각도를 조절하는데, 가끔씩 각도가 마음에 안들면 글도 잘 안 써질 정도다. (나만 그런가... -.-a) 그런데 이 w2442pa-bf는 비교적 용이하게 높이와 각도를 조절할 수 있다.

또 하나, 외곽 테두리가 비교적 얇고, 색상이 검은 색이라 화면의 집중도가 좋다. 몇몇 모니터는 디자인을 신경 쓴다고 한 것인지, 전면을 요란하게 해놓는 경우도 있는데, 모니터를 꺼놓고 가구로 생각하고 산다면 모를까 사용의 측면에서는 매우 좋지 않은 것이다. 디자인의 기본은 어디까지나 사용편의성인이 우선인 것이다. 아무리 화려한 디자인도 결국은 기능에 수렴될 수 밖에 없다. 그렇지 않다면 그것은 예술품이 될 순 있어도 좋은 디자인은 아닌 것이다.

단점을 찾으려면 많이 찾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일단은 굉장히 만족스럽다. 24인치 LCD모니터를 30만원 초반대에 살 수 있다니 뭐, 마냥 감사할 뿐이고. 앞으로 더 좋은 성능에 더 저렴한 제품들이 나오겠지만 그거 기다리고 있으면 평생 못 사니 이쯤에서 만족할려고 한다. ^ ^ 이전 모니터도 한 10년 썼으니, 이것도 10년은 써야지...

아래는 개봉기이다. 참고로 보시길...^ ^



주문한 다음날 택배로 도착한 모니터 박스. 택배 기사가 여자였다는... 꽤 묵직하던데...


박스를 까고 받침대를 끼운 모습. 받침대는 꽤 튼튼해 보였다. 각종 케이블과 CD가 있는데, 필요없다고 박스에 넣었다가 다시 꺼냈다는... 이유는 저 아래에...


흠... 질죽하다.(길다는 얘기죠.^ ^) 감동의 물결이...


뒷면 모습. 뒷면도 깔끔하다. 뭐 군더더기가 없다.


책상 위에 올려 놓은 모습. 컴터도 까만색이라 잘 어울린다. 올려놓고 보니 모니터는 훨씬 더 큰데도 여유공간이 많아져 시원한 느낌이 들었다. 이제껏 CRT모니터를 썼었다. -.-;


피봇한 모습. 그냥 손으로 돌리면 되는데, 문제는 동봉된 CD에서 프로그램을 먼저 깔아줘야 한다는 것. 난 그냥 버튼 같은 거 간단하게 누르면 될 줄 알았는데, 돌리고 나서 아무리 찾아봐도 안 되길래 설명서를 보니 깔아야 한다고.
깔고나면 오른쪽 하단에 피봇 방향을 선택할 수 있는 버튼이 생겨있다. 여기서 또 주의해야 하는 것은, 피봇 설정을 먼저 해놓고 나서 모니터를 돌려야 한다는 것. 멋모르고 먼저 돌리고 나서 설정하려니 마우스 포인터가 내 마음대로 안돼서 식겁했다는...


화면은 정말 광활(?)하다. 모니터 화면 전체가 한눈에 안들어오니 처음엔 좀 어색할 정도였다. 인터넷을 열면 좌우로 이렇게 텅~ 빈다. 굉장히 쓸모없이 크다는 느낌이 들 정도. 뭐, 점차 적응이 되겠지...


자리를 내주고 퇴역한 19인치 CRT모니터. 딱 10년 된 것 같다. 참... 오래도 썼네. 오래되니 화면이 퍼져서 글자가 잘 안 보이는 불치병이 생겨서 결국 퇴출된 모니터다. 고치는 것도 부적절하고... 아마 화면이 안 퍼졌으면 계속 썼을 거다. 굳이 새모니터가 갖고 싶어서 바꾼 건 아니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