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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 도덕경 역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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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두를 위한, 그러나 그  누구를 위한 것도 아닌... 노자 】

난 전문가가 아니다. 제도권 교육 안에서 동양고전을 전공했거나, 그것도 아니면 오랫동안 독학을 해서 일정한 경지에 이른 것도 아니다. 사실 그 앎의 수준으로 치자면 도덕경 겉장 만져보는 것만으로도 황송할 따름인 대략무식자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이버 공간일 지언정 '역해'라고 그럴싸한 딱지까지 붙여가며 글을 올린 까닭은, 그동안 한 20년 남짓 틈틈이 노자를 읽어오며 약간의 깨달음과 함께 나름의 해석의 틀이 생겨나게 되었기 때문이고, 또 그것을 어디엔가 기록해두고 싶었기 때문이고, 또 나보다 조금 덜 아는 사람들을 위해 허덥한 것일 망정 같이 나누고 싶었기 때문이다. 다만 그것 뿐이다. 잡글일지언정 이렇게 써서 내어놓을 수 있으니 인터넷 공간이란 것이 이런 면에서는 꽤 유용한 도구인 듯하다.

나는 도올선생으로부터 노자를 배웠다. 사실 노자 뿐만 아니라(내가 제도권에서 살아남는 길을 잡기 위해 정규 교과과정에서 줏어들은 것을 빼면)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대부분의 생각의 틀은 도올 선생의 책을 보며 깨우친 것이고, 크게 영향받은 것이다. 어쨌든 책을 통해 배운 것도 배운 것이니까 그는 나의 선생이 된다. 따라서 나의 해석의 틀도 기본적으로 그의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그동안 다른 분들이 해석한 노자를 여러권 봤는데 솔직히 도올 선생을 버려도 될 만큼 탁월한 해석은 보지 못했다. 내가 과문한 탓인지 모르지만.


물론 정말 터무니 없는 경우도 있긴 했다.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이경숙이라는 자다. 내가 선생으로 생각하는 도올을 까댔기 때문에 그의 해석을 폄하하는 것은 아니다. 상식을 가진 교양인이라면 1페이지도 넘어가기 전에 그만 기가 질려버릴 정도로, 그의 글은 엉터리 없는 유아독존의 상종가를 페이지가 넘어갈 때마다 경신하는 실로 극악(極惡)의 수준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전혀 학문적이지도 않고, 심지어 전혀 교양적이지도 않다. 그는 마치 축구 경기에서 손을 쓰면 왜 안되는 지를 이해 못하는 얼치기 선수와도 같은 황당무계함을 관객들에게 선사한다. 나는 어이가 없어서 할 말이 꼴리게 만드는 그 잡문이 인쇄되어서 책으로 나왔다는 것이 사실 더 경악스러웠다. 상식사회의 관용을 이야기하기 전에, 이건 단지 '문화의 타락'에 지나지 않는 사건이었기 때문이다. 그 글은 전문가 비전문가를 떠나서, 그냥 기본이 안 된, 허덥쓰레기에 지나지 않는 잡문에 불과하다. 기실 노자를 한번이라도 진지하게 읽고 그 속에 담긴 뜻을 실천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라면 타인의 지적 저작을 그렇게 아무 논리도 없이 생욕지꺼리로 까댈 수도 없기 때문이다. 나는 여기에서 이 씨의 그 '이상한 노자'를 조목 조목 논할 생각이 전혀 없다. 내 글의 본문에는 그의 이야기는 한 마디도 안 들어갈 것이다. 그것은 정력 낭비일 뿐 아니라 의미없는 스크롤 압박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에 대해서는
노바당 님이 제대로 방법해 놓으셨다. 참조하기 바란다.

노자는 누구나 읽을 수 있고 또 이해의 틀도 생길 수 있다. 논리정연한 사상서라기 보다는 에세이나 우화집과 같은 형태인데다, 노자의 언어 자체가 딱부러지게 설명을 하기 보다는 은유나 상징 그리고 반어적인 표현이 많아서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남겨두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지난 두 밀레니엄 동안 동서양을 망라해 숱한 주석이 있어왔다. 읽는 사람마다 중요하게 보는 부분이 다르고, 각자 자신의 관점에서 해석을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쩌면 그것이 두 밀레니엄 동안 인류를 매혹시킨 노자의 장점인지도 모른다. 어쨌든, 이렇게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을 핑계 삼아 나도 나름의 해석과 견해를 가졌노라고 한번 만용을 내 보는 것이다. 아무려면 당신 보다야 낫지 않겠는가 하는 용기를 준 이 씨에게 마음의 감사를 드리며, 개뼉다귀도 감히 노자를 건드려 볼 수 있다는 굉장히 바람직한(?) 문화현상을 창출하신 것에 마음 깊이 감읍하는 바이다.


사실 노자의 해석 자체가 별 다를 건 없을 것이다.(글자와 자구의 세세한 분석과  검토는 어디까지나 판본학자나 해당 분야 전문연구가의 영역이므로) 다만 어떻게 이해를 하고, 어떤 식으로 풀어쓰고, 적절한 예를 동원해 오늘에 되살리느냐 하는 방법상의 변주가 있을 뿐일 것이다. 나의 노자 해석과 이해도 큰 틀에서는 다를 것이 없다. 독창적인 것이 반드시 가치 있는 것도 아닐 뿐더러, 내가 전공학자도 아닌 바에야 애써 독창적이려고 애쓸 이유도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내가 읽고 생각하고 느낀 것들을 이런 저런 이야기들과 같이 엮어서 지극히 개인적인 목소리로 들려드릴 것이다. 물론 능력되는 대로 최대한 진지하게 임할 것이다. 그래도 글 배운 자의 흉내 정도는 내야 하니까. 머리에 든 건 별로 없으나 무식하게 보이고 싶진 않으니까. 또한, 너무 무리하다 싶은 억지는 부리지 않을 생각이다. 그런거 굉장히 없어 보인다는 거 알고 있다. 다만 나는 하루 밥벌이를 걱정해야 하는 고단한 생활인이기에 이 작업에만 매달려 있을 수 없는 사람이라, 세밀하지 못해서 일정부분 마구잡이식 제멋대로 해석이 될 가능성도 있으니 미리 양해를 구하려 한다. 정말 제대로 된 해석은 사계의 전문가들이 일생을 통해 이룩한 업적들이 있으니 서점에 가셔서 적당한 댓가를 지불하고 얻으시면 되겠다.^ ^


서설이 길었다. 잡설은 여기서 끊고,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에 미리 내가 앞으로 글을 써가는 스타일에 대해서만 간략히 말씀드리려 한다. 뭐 특별한 구성방식이랄 것까진 없는데, 먼저 각 장마다 원문(왕필본)을 게재한 다음, 그 아래에 갈역(褐譯)이라는 이름으로 번역을 하고, 그 아래에 갈해(褐解)라는 이름으로 풀이를 붙이는 방식으로 구성돼 있다. 난 학자가 아니므로 논문처럼 난삽한 표현방식과 불필요할 정도의 엄밀성, 그리고 흐름을 끊는 인용과 각주 이런 것 없다. 그냥 옆 사람한테 두서 없이 얘기하듯 죽 늘어놓을 것이다. 대충 알아서 들으시길. 
번역은 직역이 아니라 의역으로 할 것이다. 내가 대상으로 하는 사람은 나와 같은 일반인이므로 가장 쉽게 알아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그 한 이유이고, 또 하나는 번역이라는 것은 원문을 보지 않고 번역글만 보아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는 내 나름의 생각 때문이기도 하다. 내 글에도 물론 원문이 붙어있지만 그것은 내가 읽고 해석한 것을 보여주려는 목적일 뿐이다. 따라서 원전의 의도와 느낌을 다소 잃더라도 가급적이면 읽으시는 분들이 번역글만 보고도 기본적인 이해와 느낌의 전달이 가능하도록 쓸 생각이다. 왜 그렇게 번역을 했는지는 풀이인 갈해(褐解)를 보면 이해가 되리라 생각한다.


나는 전문가가 아니라, 노자 81장을 전부 체계적으로 해석하고 분석해야 할 아무런 책임과 의무감을 느끼지 않는다. 내가 아는 것보다는 모르는 것이 더 많기 때문에 나는 내가 읽어서 나의 해석의 틀에 부합하는 것, 그리고 현재 의미가 있는 것 위주로 띄엄띄엄 번역을 해올릴 생각이다. 내가 모르는 것, 내가 생각하기에 현재에는 맞지 않거나 그닥 중요하지 않다 싶은 것은 그냥 건너 뛸 작정인 것이다. 아는 것만 안다하고 모르는 것은 모른다 할 것이니 보시는 분들의 혜량을 바란다. 아마도 차례 없이 여기 저기 불쑥 불쑥 포스팅 되어 올라갈 것이다. 필요한 부분을 알아서 찾아읽으시면 되겠다. 물론 생각이 바뀌거나 새로 깨달은 것이 있으면 그때 그때 수정할 것이다. 왜 이랬다 저랬다 하냐고 나무라지 마시길.. 나는 기본적으로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고 배우는 사람이기 때문이니.


마지막으로, 나는 야생에서 대가리가 굵은 독한 놈이라 악플과 태클을 적극 환영한다. 상처받지 않는다. 나를 깨우쳐 줄 수 있으면 다만 감사할 따름이다. 하지만 이왕이면 근거와 논리를 가지고 나를 영양가 있게 깨우쳐주시길 간절히 바란다. 인간의 생은 너무도 짧아 무의미한 찌질거림으로 소모하기엔 다소 아까운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악다구니가 싫은 것이 아니라 그걸로 인해 삶이 소모되는 것이 싫은 것이다. 물론 그것을 엔터테인먼트로 여긴다면 뭐 어쩔 수 없겠다. 즐~


자, 바지춤 여미고 신발끈 동여매고 그러나 마음은 가벼이 떠나보자. 2천년도 더 전에 옛사람들이 내어 놓은 그 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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