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저녁을 먹고 있는데 마눌님이 요구르트 하나를 쓱 내민다. '오.. 이게 왠 일인가..' 하는 생각도 잠시, 상단부분을 보니 역시나 이틀 지난 요구르트다. 쩝스.. 그럼 그렇지.. 웬 과분한 서비스인가 했다.
기절할 만큼 예쁜 딸 예니가 우유를 먹기 시작할 무렵부터, 채 먹지 못하고 남은 채 유통기한을 넘긴 각종 유제품들은 모두 나의 차지가 되었다. 뭐 그것도 가끔가다 나온다. 예니가 먹성이 좋은 것은 아니지만 한꺼번에 많이 사 놓는 것도 아니라 어지간하면 다 먹어치우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끔씩 유통기한을 넘긴 요구르트가 나오면 군바리처럼 감사하게 먹는다. ^ ^
난 위장은 튼튼한 편이래서, 쉰 냄새가 나는 것만 아니면 웬만하면 그냥 먹는다. 어쨌든 먹어서 탈 나는 경우는 잘 없다. 그래서 우유를 비롯한 유제품도, 유통기한이 며칠 지난 것 쯤은 아무렇지 않게 먹는 편이다. 물론, 냉장보관 됐을 때만. 내가 그렇게 단순무식과격한 인간이거나 막무가내 돌격대는 아니다.
암튼, 내가 이렇게 먹성 좋은 것을 알기에 마눌님은 며칠 지난 것 정도는 아무렇지도 않게 멕인다. 진짜, 주는 것보면 유통기한 한 일주일은 남은 것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준다. 헐.. 아무리 그래도 귀뜸은 좀 하고 주지.
내 최고 기록은, 놀라지 마시라.. 무려 두 달 지난 우유까지 먹어봤다. 섣불리 따라해보려고 하진 마시길.. 나도 그렇게 무모한 인간은 아니다. 설마 그걸 알고 먹었겠나. 모르고 먹었다.
몇년 전 일이다. 냉장고에 우유가 있길래 따서 마셨다. 물론 유통 기한 확인했다. 이틀 지났다. 오케이 콜~ 시원하게 쭈욱- 들이키는데 뭔가 느낌적으로다가 좀 이상해서 다시 봤더니, 두 달 지난 거였다. 이런 망할.. 날짜만 보고 달은 안 본 것이다. 두 달하고 이틀 지난 우유였던 것이다.
마눌님한테 따졌다. '아 왜 두 달이나 지난 걸 냉장고에 넣어 놓냐'고.. 마눌님, 아무렇지도 않게 '어디 바를려고 놔둔 걸 왜 마시냐'한다. 아놔.. 개도 안 먹일 걸 서슴없이 들이키는 이 반푼이 인생..
이랬거나 저랬거나, 유통기한 며칠 지난 것은 눈도 깜짝 안 하고 그냥 먹는 것이 내 스타일이다. 그러니 딸내미 덕에 유통기한 지난 요구르트일 망정 얻어먹는 것이 어디냐 하고 감지덕지하면서 산다. 그런데 가끔씩, 가슴이 훅- 한 기분이 들 때가 있다. 뭐 오늘도 그래서 이렇게 가당찮은 주제로 글을 끼적거리고 있는 것이지만.
난 유통기한 지난 요구르트라도 예니가 먹고 남긴 것을 먹는 것이 즐겁다. 아마도 우리 어른들도 내가 어렸을 때 그랬을 것이다. 물론 사는 것이 지금보다 훨씬 팍팍하던 시절이니 더 했을 것이다. 젊은 시절의 우리 엄마 아빠도 어떻게든 나에게는 좋은 것을 먹이고 조금이라도 더 잘 입히려고 했을 테지.. 나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우리 예니도 나중에, 먼 나중에 그런 생각을 하게 될까.. 뭐 아마도 그렇겠지. 그리고 또 알게 되겠지. 그런 것이 희생이라든지 뭐 그런 것이라기 보다는 까닭없이 즐거운 일이라 기꺼이 하게 되는 일이라는 것도. 오줌 지린 것을 따라다니며 닦는 것이 힘들겠느냐, 똥 싼 것 씻기고 갈아입히는 것이 힘들겠느냐. 다만 아프지 않고 다치지 않으면 내가 힘들 것이 없다.
우리 아빠 엄마가 그렇게 살아왔을 것이고, 세월이 흐르니 내가 그렇게 살아가게 되고, 내 새끼 또한 아마 그렇게 살아갈 것이다. 그것이 인생이 아니런가.
유통기한 지난 요구르트 한 잔 들이키면서 웬 가당찮은 인생타령인지.. 헐..
어~ 맛난다..
기절할 만큼 예쁜 딸 예니가 우유를 먹기 시작할 무렵부터, 채 먹지 못하고 남은 채 유통기한을 넘긴 각종 유제품들은 모두 나의 차지가 되었다. 뭐 그것도 가끔가다 나온다. 예니가 먹성이 좋은 것은 아니지만 한꺼번에 많이 사 놓는 것도 아니라 어지간하면 다 먹어치우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끔씩 유통기한을 넘긴 요구르트가 나오면 군바리처럼 감사하게 먹는다. ^ ^
난 위장은 튼튼한 편이래서, 쉰 냄새가 나는 것만 아니면 웬만하면 그냥 먹는다. 어쨌든 먹어서 탈 나는 경우는 잘 없다. 그래서 우유를 비롯한 유제품도, 유통기한이 며칠 지난 것 쯤은 아무렇지 않게 먹는 편이다. 물론, 냉장보관 됐을 때만. 내가 그렇게 단순무식과격한 인간이거나 막무가내 돌격대는 아니다.
암튼, 내가 이렇게 먹성 좋은 것을 알기에 마눌님은 며칠 지난 것 정도는 아무렇지도 않게 멕인다. 진짜, 주는 것보면 유통기한 한 일주일은 남은 것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준다. 헐.. 아무리 그래도 귀뜸은 좀 하고 주지.
내 최고 기록은, 놀라지 마시라.. 무려 두 달 지난 우유까지 먹어봤다. 섣불리 따라해보려고 하진 마시길.. 나도 그렇게 무모한 인간은 아니다. 설마 그걸 알고 먹었겠나. 모르고 먹었다.
몇년 전 일이다. 냉장고에 우유가 있길래 따서 마셨다. 물론 유통 기한 확인했다. 이틀 지났다. 오케이 콜~ 시원하게 쭈욱- 들이키는데 뭔가 느낌적으로다가 좀 이상해서 다시 봤더니, 두 달 지난 거였다. 이런 망할.. 날짜만 보고 달은 안 본 것이다. 두 달하고 이틀 지난 우유였던 것이다.
마눌님한테 따졌다. '아 왜 두 달이나 지난 걸 냉장고에 넣어 놓냐'고.. 마눌님, 아무렇지도 않게 '어디 바를려고 놔둔 걸 왜 마시냐'한다. 아놔.. 개도 안 먹일 걸 서슴없이 들이키는 이 반푼이 인생..
이랬거나 저랬거나, 유통기한 며칠 지난 것은 눈도 깜짝 안 하고 그냥 먹는 것이 내 스타일이다. 그러니 딸내미 덕에 유통기한 지난 요구르트일 망정 얻어먹는 것이 어디냐 하고 감지덕지하면서 산다. 그런데 가끔씩, 가슴이 훅- 한 기분이 들 때가 있다. 뭐 오늘도 그래서 이렇게 가당찮은 주제로 글을 끼적거리고 있는 것이지만.
난 유통기한 지난 요구르트라도 예니가 먹고 남긴 것을 먹는 것이 즐겁다. 아마도 우리 어른들도 내가 어렸을 때 그랬을 것이다. 물론 사는 것이 지금보다 훨씬 팍팍하던 시절이니 더 했을 것이다. 젊은 시절의 우리 엄마 아빠도 어떻게든 나에게는 좋은 것을 먹이고 조금이라도 더 잘 입히려고 했을 테지.. 나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우리 예니도 나중에, 먼 나중에 그런 생각을 하게 될까.. 뭐 아마도 그렇겠지. 그리고 또 알게 되겠지. 그런 것이 희생이라든지 뭐 그런 것이라기 보다는 까닭없이 즐거운 일이라 기꺼이 하게 되는 일이라는 것도. 오줌 지린 것을 따라다니며 닦는 것이 힘들겠느냐, 똥 싼 것 씻기고 갈아입히는 것이 힘들겠느냐. 다만 아프지 않고 다치지 않으면 내가 힘들 것이 없다.
우리 아빠 엄마가 그렇게 살아왔을 것이고, 세월이 흐르니 내가 그렇게 살아가게 되고, 내 새끼 또한 아마 그렇게 살아갈 것이다. 그것이 인생이 아니런가.
유통기한 지난 요구르트 한 잔 들이키면서 웬 가당찮은 인생타령인지.. 헐..
어~ 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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