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원 N2.. 내가 사용하고 있는 차량용 내비게이션이다. 내 차 앞 유리창에 붙은 채 몇년간 열심히 봉사하고 있다. 첨 나올 때는 나름 빵빵한 스펙이었는데 지금은 후줄근한 구닥다리 모델이 돼버렸다. 그러나 큰 불편없이 잘 봉사해주고 있기에 의리로 계속 쓰고 있다. 뭐, 의리라기 보단 특별히 돈 들여서 바꿀 필요성을 전혀 못느끼기 때문에..-.-
지금 우리가 쓰고 있는 문명의 이기 중에 제일 신기하고 또 기특한 것이 내비게이션이라고 난 평소 생각해오고 있다. 나 같이 방향 감각이 특별히 떨어지는 유전적 결함을 가진 인간들에게 내비게이션 만한 문명의 축복이 또 있을 것인가. 마냥 감사할 따름이다. 도대체가 신통방통하기 짝이 없는 것이다. 쌩 모르는 길이라도 그냥 시키는 대로만 하면 어떻게든 찾아가게 해준다. 이건 효율의 문제가 아니다. 나같은 길치들에겐 '할 수 있고 없고'의 실로 심대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난 스마트폰이니 태블릿PC니 온갖 신기한 것이 다 나와도 여전히 내비게이션만큼 신기하고 유용한 것이 없다. 그런 것들은 없어도 그닥 불편함을 안 느낄 것 같지만 내비게이션이 없으면 당장 무지하게 삶이 불편해질 것 같기 때문이다.
이렇게 나의 유전적 결함을 보완해주며 없어서는 안 될 삶의 동반자가 된 내비게이션. 이 넘 참 기특하기 그지없다. 길만 가르쳐 줄 뿐인가. 고속도로 뛰면 도로비도 계산해주고, 단속 카메라도 알려주고, 노래도 들을 수 있고, USB포트가 있어서 휴대폰 배터리 충전도 되고, 후방 카메라도 된다. 도무지 내비게이션 없는 차를 운전한다는 것은 핸들 없는 운전석에 앉는 것만큼이나 황당하고 공포스러운 일이 되어가고 있다. 특히 후방카메라에 길들여지다보니 이제는 후방 감각이 퇴화되어서, 카메라 없이는 후진을 하기가 힘들어지는 지경에 이르렀다. 가끔 남의 차를 탈 때면 주차할 때 한 번씩 내려서 봐야 하는 불상사가 생기게 된 것이다. 헐..
어쨌든 이렇게 내비게이션은 내 삶에 바짝 밀착해 있다. 그런데 다 좋은 이 내비게이션이 딱 한 가지 안 좋은 게 있다. 가끔씩 정기적으로 해야만 하는 귀찮은 것.. 귀찮지만 안 할 수 없는 것.. 바로, 맵 업그레이드.. 그러고 보니 한참 안 한 것 같다. 며칠 전, 고속도로를 타야 할 일이 생겨서 나갔다가 톨게이트에서 도로비를 내는데, 젠장.. 목소리 이쁜 내비 언니가 가르쳐주는 도로요금이 틀린 것이다. 도로비가 올랐다. 그제야 깨달았다. 내비 맵 업그레이드할 때가 됐구나..
그래서 부득불 내비에서 메모리 카드를 빼와서는 업그레이드를 하려고 맵 회사 사이트에서 맵을 내려받으려고 하는데 이런.. 이제는 맵이 2G가 넘는다. 물론 용량 적은 걸로 받아서 깔면 되지만 사람 욕심이 어디 그런가. 아무튼 있는대로 풀버전 빵빵하게 깔아야 마음이 흡족한 것이다. 에라~ 이참에 메모리 카드도 업그레이드해야겠다 싶어서 홈+ 가는 길에 4G짜리 SD카드를 하나 사왔다. 그런데 SDHC라고 적혀 있다. 뭔가 규격이 다를 것 같기도 하고 호환이 안 되면 어쩌나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냥 싼 맛에 일단 해보자 하고 사왔더니..
역시 안 된다. 그래서 부랴부랴 인터넷을 뒤져보니 규격이 다르고 당연히 하위호환이 안 된단다. 이런 제길.. 그냥 디카 메모리로 써야 되나.. 하고 생각하다가 조금 더 뒤져보니 펌웨어 업그레이드를 하면 된다고 어딘가 써있다. 밑져야 본전인데 한번 해보자 하고 해봤더니, 과연 된다. 여유로운 공간에 최신 맵과 더불어 빵빵한 노래를 더 넣을 수 있었다. 아마도 내비를 폐기할 때까지 업그레이드 걱정은 안 해도 될 듯하다. 이런 감사할 데가..ㅎㅎㅎ
혹시나 다른 벗님들이 또한 나처럼 구닥다리 내비를 쓰면서 이런 상황을 맞게 될지 모르니, 그것이 가능하다는 '복음'을 전하려고 허덥스런 블로그질을 하려고 한다. 아무리 간단하고 단순한 것이라도 귀뜸 한 번 하는 것과 쌩 모르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인지라, 아마도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겠거니.. 하는 마음에..^ ^
내가 처음에, 그 하고 많은 내비 업체들 중에서도 굳이 코원의 것을 선택한 것은 코원이 이 바닥에서 그래도 서비스는 착실히 잘 한다는 평판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뭐 제품도 그동안 별 문제 없이 써와서 불만이 없는데, 어쨌든 원래의 기능에는 없던 것을 차후에 사용할 수 있게 조치한 부분이 무척 마음에 든다는 것이다. 4G SD카드를 사용하는 것도 펌웨어 업그레이드로 가능하게 해놨으니 참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뭔 서설이 이렇게 긴지.. 각설하고 본론으로 들어가서, 일단 코원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제일 위 메뉴에 'SUPPORT' 항목이 있다. 고객지원 창이다. 거기 들어가서 '펌웨어/소프트웨어 다운로드'를 클릭해 들어가면 된다. 검색창에서 N2를 검색하면 1.48 버전이 나오는데, 그걸 다운 받으면 된다.
위에 보이는 것처럼 펌웨어와 응용프로그램 이렇게 두 개의 파일을 다운로드 받게 돼있다. 난 처음에 그냥 펌웨어만 다운해서 업데이트하면 되겠지 하고 펌웨어만 다운 받아서 했더니 안 된다.. 그래서 코원에다 전화해서 물어보니 응용프로그램을 같이 다운 받아서 안에 있는 'N2App'을 같이 넣어줘야 한단다. 에고.. 전에는 맵피 다운 받을 때 같이 들어가던 것이 왜 없나 했더니 이젠 따로 넣어줘야 되나 보다..
이 파일 두개를 다 넣어줘야 하는데, 일단 차례대로 방법을 살펴보면, 먼저 맵피 사이트에서 최신 맵을 4G SDHC 카드에 설치를 하고 나서, "COWON_N2_1.48_app"에 있는 N2App 폴더를 추가로 넣는다. 그렇게 하면 일단 4G SDHC 카드의 준비는 다 끝난 것이다.
그러고는 기존에 쓰던 2G짜리 SD카드에 "COWON_N2_1.48_firm" 폴더 안에 있는 펌웨어 업그레이드 파일 두 개 (COWON_N2, COWON_N2_EBOOT)를 카피해 넣는다. 그리고는 2G와 4G 카드 두 개를 갖고 차량으로 가서, 먼저 2G 카드를 넣고 차 전원을 넣으면 내비게이션이 시동을 하면서 자동으로 펌웨어 업그레이드 파일을 인식하고는 '펌웨어를 업그레이드할 거냐?'고 물어온다.
그러고는 기존에 쓰던 2G짜리 SD카드에 "COWON_N2_1.48_firm" 폴더 안에 있는 펌웨어 업그레이드 파일 두 개 (COWON_N2, COWON_N2_EBOOT)를 카피해 넣는다. 그리고는 2G와 4G 카드 두 개를 갖고 차량으로 가서, 먼저 2G 카드를 넣고 차 전원을 넣으면 내비게이션이 시동을 하면서 자동으로 펌웨어 업그레이드 파일을 인식하고는 '펌웨어를 업그레이드할 거냐?'고 물어온다.
'펌웨어 설치'를 누르면 그때부터 펌웨어 업그레이드가 시작된다. 빨간 막대가 나오면서 진행이 되는데, 생각보다 좀 지루하게 계속된다. 시간은 안 재봤지만 대략 5분은 넘는 거 같고 10분 정도 걸리는 것 같다. 당연히 펌웨어 업그레이드 중에는 전원을 끄거나 해서는 안 된다.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지루한 시간을 참고 견디면 이윽고 이런 창이 뜬다. 그러면 다 된 것이다. 전원을 끄고 2G SD카드를 빼고, 이제부터 사용할 4G SDHC 카드를 넣고 사용하면 된다.
설치 후 사용해봤더니 별 문제 없이 잘 된다. 4G SDHC 카드가 아마도 9천원 채 되지 않는 가격이었던 것 같은데, 저렴한 가격에 넉넉한 용량을 얻게 되었으니 비용대비 꽤 괜찮은 것 같다. 향후 맵 데이터가 더 늘어나도 아무 문제 없이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충분한 용량이니 이제 용량으로 괴롭힘을 당할 일은 없을 것 같다.
뭐, 별 시덥잖은 내용을 주절주절 늘어놨는데, 암튼 필요한 사람에게는 요긴한 정보가 되리라 믿으며.. 이만 총총..
아.. 올해는 이제 차 좀 바꿨으면 좋겠다... 예상했던 목표보다 너무 오래 걸렸는데, 쩝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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