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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옥세설(褐玉世說)

연평도 참사는 양아치 정권의 비극, 양아치가 양아치인 이유는...



기어이 또 사단이 나고 말았다. 호떡집에 불난듯이 난리통을 피고들 있는데, 예측할 순 없지만 얼마든지 날 만한 사건이었기에 놀랄 것까진 없는 일이다. 술 먹고 운전하면 사고가 날 만한 것을 우리는 익히 알고 있지 않은가. 사고 자체를 탓해봐야 무용한 짓이다. 왜 술먹고 운전을 하려고 했는가를 추궁하는 것이 더 합당한 일이라는 것이다.

술먹고 운전한 것은 누구인가. 정신나간 의식상태로 국가를 운영하고 있는 것이 누군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런 일은 필연까지는 아니더라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술먹고 운전한다고 반드시 사고가 나는 건 아니지만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이듯이.

최근 10여년간 남북관계가 이렇게 안 좋았던 적은 없었다. 국지적인 신경전은 있었지만(그것은 지난 60년간 늘 있던 일이다), 이번처럼 북한군이 우리쪽의 민간인을 타겟으로 무차별 공격을 시도한 적은 없었다는 것이다. 이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북한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휴전상태인 대한민국은 건국이래 그 어떤 정권에서건 북한관리가 최고로 중요한 덕목이 되어왔다. 심지어 총칼로 집권했던 저 박정희 전두환들에게조차 그랬다. 그런데 지금 이게 뭔가. 이 모 씨가 정권을 맡은 이후로 북한관리가 전혀 되지 않고 있다. 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고의적으로 회피하고 있다. 악화시키고 있다고 해야 더 정확할 것이다. 이것은 무얼 말하는가. 정권을 맡은 자의 기본적인 책무인 국가의 안위를 개떡같이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가가 위험에 처하는 것따위 전혀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그럴 수밖에 없다. 기본적으로 장사질 말고는 평생에 다른 것들에 대해서는 생각해 본 적인 없는 불한당이 대통령이 되었기 때문이다. 군대는 위병소 근처에도 안 가본 새끼들이 대통령 하고 장관하고 다 해쳐먹고 있다. 내각에 국방부장관 말고는 군대갔다온 새끼가 없다. 국방부장관이야 군대 안 간 새끼가 할 수 없는 것이니, 사실상 전 내각이 군대 안간 새끼들이란 말이다.

군대 안 갔다왔다 해서 국방을 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국방에 대해 모르는 것도 아니다. 배우면 되고 책임감을 가지면 된다. 문제는, 이 새끼들은 그럴 생각도 전혀 없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에 현존하는 가장 큰 위협인 북한 문제에 대해 아무런 철학도, 방법도, 개념도, 계획도, 비전도 없는 새끼들이 정권을 맡았으니 좌충우돌 중구난방이 될 수밖에 없잖겠는가. 국가운영의 우선순위도 모르니, ABC 모르고 영어한다고 설치는 얼치기들에 다름 아니다.

오늘날 왜 이런 황망한 사건이 말생했는지, 내 지금 말하려고 한다. 그것은 타이틀에도 걸었다시피, 양아치가 양아치인 이유와 같다. 양아치의 행동 패턴을 아는가? 가장 중요한 것 두 가지만 들겠다. 양아치는 책임감이 없다. 그리고 양아치는 행동하고 나서 생각한다. 이 두 가지가 양아치 행동의 핵심적인 행동패턴이다. 이 두가지로 완전무장하고 서슴없이 나대는 족속들을 우리는 양아치라고 칭하는 것이다. 놀랍게도, 양아치는 뒷골목에서만 있는게 아니다. 기업에도 있고, 대학에도 있고, 정치권에는 굉장히 많고, 최근 푸른기와집에 떼거리로 몰려가 있다.

양아치는 생각을 하지 않기 때문에 전후의 인과관계를 따지지 않는다. 내가 지금 하는 행동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 것인지를 생각하지 않고, 일이 벌어지고 난 후에도 어떻게 수습할 것인지 책임감을 갖지 않는다. 그딴 것들은 필요없기 때문이다.  단지 그때 그때 '내가 하고 싶은 것'만 있을 뿐이다. 뭔가 딱 감이 오지 않는가. 이 모 씨는 국방이고 나발이고 국민의 안위고 나발이고 그딴 것 관심없다. 관심사안이 아니다. 어떻게 하면 근사하게 대운하를 만들까(내가 하고 싶은 것)하는 것만이 관심사일 뿐이다. 물론, 대운하를 만들고 나면 어떻게 수습해야 하는지 또한 관심없다. 다시 말하건대, 책임감이라든지 수습계획 따위는 양아치의 행동패턴에 속하지 않는 항목들이다.

자, 일이 벌어졌다. 믿기 싫은 사태가 벌어져서 전국민적 아노미 상태에 빠졌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지금 북한을 탓하고(탓하지 말아야 한다는 얘기가 아니다!) 어찌 그럴 수가 있냐고, 군사, 외교적으로, 논리적으로 따져봐야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그것은 문제를 자꾸만 안드로메다로 끌고갈 뿐이다. 지구에서, 이 한반도에서 해결해야 한다. 우리가 정확히 알아야 할 것은, 북한은 정상적인 국가가 아니고, 행동반경을 유추하기 힘든 불한당 집단이라는 사실이다. 그들은 지들 하고 싶은 대로 한다. 그래 왔다. 지금껏 60여년 동안. 그거 모르는가? 대한민국이 다 알고 세계가 다 안다.

북한을 인정하고 안 하고의 문제가 아니다. 알기 쉽게 예를 들겠다. 실성을 한 사람이 칼을 들고 난동을 부리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모두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자, 지금 중요한 것은 저 사람이 왜 난동을 부리고 실성을 했느냐가 아니다. 맛이 간 놈은 그냥 맛이 간 놈일 뿐이고, 정상적인 사람이 거기에 맞춰서 대응해야 하는 것이다. 정신이 나가서 난동부리는 자에게 '야, 너 이러면 되겠냐, 지금 니가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아느냐' 하고 따지고, 자꾸만 옆에서 더 성질을 돋우는 짓을 하면서 알랑알랑대면 더 극단적인 상황만 초래할 뿐이다. 한마디로 바보같은 짓이 되는 것이다.

컨트롤이 안되는 위험한 자는 일단 달래야 하는 것이다. 어떤 말 안되는 생떼를 쓰더라도 일단 구스르고 달래서 칼을 놓게 만들어야 한다. 그 다음에 무슨 조치가 들어가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현실적으로 나의 안위도 지키면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가장 현명한 방법인 것이다. 이것을 어려운 말로(이 씨에게는 어려운 말이다) '햇볕정책'이라고 했던 것이고, 지난 두 정권 동안 매우 효과적으로 결과를 얻어낸 바 있다. 칼을 내려놓진 않았지만 난동을 부리지 않고 일단 자리에 앉히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물론 그 과정에서 약간의 비용이 들어갔지만 다른 위험에 대한 기회비용으로 본다면 정말 보잘것 없는 푼돈에 지나지 않았다.

북한은 깡패집단이고, 투정부리는 어린아이와 같은 존재다. 지금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면 스스로의 힘으로 획득할 수 있는 수단을 갖고 있질 않기 때문에, 끊임없이 보채거나 사고를 쳐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관철시키려는 행동패턴을 보이고 있다. 이것은 지난 수십년간 보아왔기 때문에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스스로 고립되었으며 그 어떤 효율적인 외교수단이나 생산수단도 갖고 있질 못하다. 물론 그것을 우리가 모두 해결해 줘야 한다는 건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북한을, 미래 언젠가는 한가족이 되어야할 피붙이라고 생각한다면 지금 매몰차게 외면할 수 없고, 외면해서도 안된다. 게다가 더 중요한 것은, 바로 옆에 살을 맞대고 있기 때문에 당장 항구적인 위협이 되는 존재라는 것이다. 그러니 당연히 '관리'가 들어가야 한다. 그런데 이런 기본적인 인식이 없이 국가를 운영하려고 하는 양아치가 정권을 잡으니 오늘의 사단이 발생한 것이다.

북한은 외교적 고립과 경제적 궁핍으로 지금 어떤 땡깡을 부릴지 모르는 상태다. 어른이 관심을 가져주지 않으면 애들은 관심을 끌기 위해 소리를 지르거나 물건을 집어던지거나 한다. 그들은 그게 유일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이기 때문이다. 거기다 대고, 말도 못알아 듣는 아이에게 '너 왜 그러냐, 지금 니가 무슨짓을 하고 있는지 아느냐' 백날 얘기해봐야 소용없다. 어린아이의 행동패턴을 유추가능한 어른이 거기에 맞춰줘야만 하는 것이다. 논리와 이해와 설득은 정상적인 어른들 사이에서만 통하는 방법이다. 상대에 따라 커뮤니케이션의 방법을 달리 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 아닌가. 이런 것도 모르고 설쳐대는 것들이 상황을 자꾸만 어렵게 만들고 있다. 애는 울고, 중요한 약속은 종치고, 주위는 난장판이 되고, 오는 사람 가는 사람 다쳐다본다. 일이 엉망이 된 것이다.

이 씨가 정권을 잡은 이후, 이 씨는 철저하게 북한의 목을 조르고 외교적으로 고립시키는 작전을 써왔다. 심지어 천안함 사건에다가 북한을 엮어넣기까지 했다. 미쳐서 난동을 부리고 있는 실성한 자에게 가서는 옆에서 얄랑얄랑거리며 약을 올린 것이다. 이런 상황을 만들어 놓으면 그 다음 상황이 어떻게 진행될지 정확히 알 순 없어도 대충 추측은 가능해진다.

난 북한이 언제 어디서 어떤 방식으로 도발할 지는 몰랐지만 어떻든 사고를 칠 줄은 예상했다. 딱 그 상황으로 몰고갔기 때문이다. 북한이 극단적인 표현방식을 취할 수밖에 없는 물적조건을 만들어 놓았다. 북한이 보이게 될 행동패턴은 정해져 있다. 안 봐도 뻔한 것이다. 그들은 그들 방식대로 문제를 해결할 것이었다. 오늘날 이와 같은 형태다.

말이 좀 길어졌는데,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이것이다. 물론 잘못은 잘못이다. 당연히 시시비비는 가려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민간인이 군사공격을 당했다. 심대한 위협이고 치명적인 사건이다. 그런데, 지금 저 정신나간(또는 세상물정 모르는 어린아이같은) 자들을 대상으로 가타부타 얘기하고, 어찌 그럴수가 있느냐고 떠들어봐야 무용한 짓이라는 것이다. 애초에 그 대상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또는 파악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그에 맞게 적절히 대응하지 않은 정부에게 일차적으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신나간 놈하고 멀쩡한 놈하고 붙어있다가 사고가 났으면 멀쩡한 놈에게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는가. 애하고 어른하고 싸웠다면 어른을 탓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 것이 세상의 이치다.

지금의 대한민국은 잘못 가도 한참 잘못 가고 있다. 책임을 져야 할 자가 오히려 큰 소리를 빵빵 내지르고 있다. 참 어처구니가 없다. 어른이 코흘리개한테 맞았다고 난리 치는 어이없는 상황을 우리는 만나고 있는 것이다. 참... 상황파악이 안된다. 폴과 앨리스들의 나라인 것 같다.

국가안보에 빵꾸를 내놓은 자들은 이 일을 빌미로 또 안보장사를 해먹을려고 할 것이고, 국민들은 거기에 기꺼이 동참할 것이다. 누구 탓할 수도 없고, 참 한심하다. 국민들이 스스로 져야 할 업보라 할 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