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인이 투표날, 선거를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하기 위한 목적으로 선관위를 공격하는 (아마도) 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이건 뭐 자유당 시절도 아니고.. 하기야, 하는 행실로 따지면 자유당 공화당 찜쪄 먹는, 이 모씨 치하의 모 나라당 천하이니 못 할 법도 없는 일이긴 하나. 쯔즛..
하는 짓이 유치찬란한 것이야 어제 오늘 일 아니고..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국정을 운영하는 집권여당에서 어먼 애 하나 내세워서 꼬리 자르기에 나서고.. 쯔즛.. 유치하다 못해, 손발이 오그라져서 흔적이 있고 없고 할 지경이다. 이거 뭔 유치한 짓거리들인가. 잘못했으면 잘못했다 하고 용서를 구하면 될 것을. 쩝스.. 그렇게 하기엔 너무 황당무계한 짓거리를 하긴 했다. 이거 뭐, 너무 어처구니가 없어서 어딜 어떻게 비아냥거려야 될지도 모르겠다.
모 나라당 말에 의하면, 아무 존재감 없고 별 볼일 없는 시다바리 하나가 갑자기 삥 돌았는지 아니면 못난 충성심에 피가 끓었는지 단독으로 선관위와 박원순 후보의 사이트에 대한 디도스 공격을 감행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오늘 당사자인 공 모 씨가 자신의 단독범행이라고 자백했다는 뉴스가 떴다. 졸 우낀다.
미안하게도, 현재의 시나리오는 범죄행위의 기본 성립요건을 결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범행동기가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거 기본 아닌가. 정신병자나 사이코패스가 아니고서야 어떤 범죄적 행위를 할 때는 반드시 '그럴만한 소이'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게 아니면, 뭔 해골에 바람이 들어갔다고 그런 말도 안 되는 짓거리를 할 것인가. 정상적인 상태에서는 인간은 반드시 자신이 하는 행동의 의미와 그 결과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행위를 할 때에는 그에 합당한 이유가 반드시 있기 마련이다.
건달 세계에서 말단 조직원이 상대 조직의 거물 조직원을 해할 때에도, 나중에 그 조직에서 그만한 보상을 보장해주기 때문에 칼질을 하는 것이다. 아무리 허접시구리한 인간이래도 자기 자신은 무엇보다 소중한 법이다. 븅신머구리가 아닌 다음에야, 한낫 치기로 그런 어마어마한 짓을 저질렀겠는가. 명백히 이유가 있는 것이고, 그 이유란 다름 아닌 '상부 조직의 오더'가 있었다는 것이다. 물에 들어가면 옷 젖는 것처럼, 생각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단순한 이치다.
나도 알 수는 없지만, 필경 한나라당의 상당한 고위급 인사에게서 그 오더가 내려온 것이 틀림 없다. 당연히, 공 씨가 모시고 있는 최구식이에게서 나온 오더도 아니다. 최구식이도 그런 짓을 단독으로 진행할 이유가 없고, 그럴 필요가 없는 사람이다. 당연한 것이다. 최구식은 진주가 지역구인 변방 의원에 불과한데 뭣하러 서울시장 선거에 목숨 걸 것인가. 이것은 단순히 충성심으로는 해결이 안 되는, 뭔가 뒷선이 있다는 얘기다.
최구식이는 한나라당에서 아마도 '난닝구' 역할을 맡은 듯하다. 원래 바깥에서 졸 굴러야 중앙무대에 명함이라도 한장 뿌릴 수 있는 것이니, 나중에 공천권 보전하고 말빨이라도 좀 세우려면 싫어도 몸빵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어쨌든, 아마도 그러한 이유로 최구식이가 난닝구 프로젝트를 가동했을 것이고, 당연히 그 실무는 '허접한 보좌관'이 맡아서 진행한 것이다.
문제는 이게 빵 터져버린 것이다. 며느리도 모르게 넘어갔어야 하는 건데.. 세상일이 그렇게 맘대로 안 되는 것이다. 선거도 졌고, '가카'의 위세도 예전 같지 않고, 경찰이든 검찰이든 이제 호락호락하지 않은 것이다. 덮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생각대로 안 됐다. 사단이 나버린 것이다.
어쩔 수 없다. 꼬리를 잘라야지.. 그래서, 공 씨는 자유당 시절에나 했을 법한 엄청난 선거부정을 단독으로 저지른 대담한 인물이 돼버린 것이다. 자의반 타의반. (김종필 옹, 참 쓰임새 요긴한 말을 만드셨어..)
무슨 꿀단지를 보장해줬길래 독박을 쓰기로 결심했는지 모르겠으나, 참 유치하기가 짝이 없다. 애들 시켜놓고, 일이 틀어지고 사단이 나니까 그냥 그놈한테 뒤집어 씌우고 일 마무리짓는 이 유치한 짓거리들.. 뒷골목 양아치인가. 책임 있는 집권 여당이 할 만한 짓 치고는 참 가소로울 만큼 젖비린내 난다.
지금 개폭탄 맞고 일거에 공중분해될 순 없으니 일면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나, 이거 이래도 되는 건가. 이렇게 유치뽕짝해도 되냔 말이지. 나랏일을 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애들 장난 같은 짓거리들이나 하고 앉아서.. 그러니 '한 모 양 비디오'가 디도스 사태를 잠재우기 위해 퍼트린 물타기 전법이라는 음모론까지 나오는 것이다. 그 시각이 타당하냐 아니냐를 떠나, 애초에 이 젖비린내 나는 짓거리가 어떻게 가능했냐를 따져 물어야 하는 것이다. 지각이 있는 인간이면.
이제는 분노조차 솟지 않는다. 대한민국을 온전히 집어삼킨 자들이 나라를 들어먹고 있는 것이다. 국민의 안위를 책임져야할 자들이 천안함 사건에 대해 어떠한 납득될 만한 근거도 제시하지 못한 채 덮어버리고, 입법기관이라 하는 자들이 태연히 탈법과 불법을 저지르며 민주주의의 존엄을 훼손하고 있다. 이건 정말 막돼먹은 괴뢰정권, 자유당 공화당 민정당 시절에나 하던 것이다. 정치도 복고주의를 지향하시는지.. 참.
한 가지만 기억하자.. 꼬리는 자를 수 있을 것이나, 그 몸통을 우린 이미 다 봐버렸다. 그리고 제발 부탁인데, 뭔 짓을 도모하려거든 좀 그럴싸 하게 큰 건을 잡아서, 폼나게, 체계적으로, 똘똘한 애들 시켜서 좀 하자. 이런 유치한 것 자꾸 보다보니까 내가 이 땅에 사는게 자꾸 부끄러워진다. 초딩 애들 개그를 듣고 웃어줘야 하는 내가 한심하게 느껴진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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