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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야기

김기태의 '신의 한 수' 이차저차한 이유로 야구에 대한 흥미도 시들하고 해서 별로 보기 싫었는데, 내가 유일하게 좋아하는 스포츠이자 내가 알고 즐기는 스포츠가 야구 밖에 없기에 슬쩍슬쩍 아니 볼 수 없게 되었다. 쩝스~ 뭐 별달리 볼 것도 없고 딱히 구미가 땡기는 것도 없는지라 최근에 두어 게임 스쳐봤는데, 참으로 기묘한 광경을 목도하게 되었다. 아마도 재론의 여지가 없이 꼴찌 다툼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었던 두 팀, 넥센과 LG가 중위권에 당당히 포진하고 있는 것이다. 뭐 아직 10여 경기 밖에 하지 않은 시즌 초긴 하지만 일단 이변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NC가 아직 리그에 진입하지 않아 여전히 정을 떼지 못하고 있는 LG.. 그 LG가 특히 눈에 띄는데, 그건 뭐 예상 외로 성적이 좋아서가 아니다. 초장 성적이야 작년에도.. 더보기
야구 천재를 보내며.. 이종범이 은퇴했다. 며칠 지나긴 했지만 오늘 올시즌 개막이고 보니 문득 생각이 난다. 종범이 형이 유니폼을 벗었는데 뭔가 한 줄 안 남기기도 그렇고.. 이래저래 짠한 마음이다. 사실 별 유명하지도 않은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그간 이종범 선수에 관한 비판 글 하나 올렸다가 웬 잡다한 인간들의 구저분한 태클들을 받다보니 또 이종범에 대한 글을 올리는 게 영 껄쩍지근하긴 한데, 뭐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담그랴.. 내가 그래도 그의 야구인생을 20여년 가까이 지켜본 야구팬으로서 차마 한마디 언급치 않고 지나갈 수가 없다. 이것은 그에 대한 나의 개인적 예우니까. ^ ^ 난 해태 또는 기아 팬도 아니지만 이종범 선수에 대해서는 절대적인 평가를 서슴치 않는 사람 중 하나다. 단언컨대 프로야구 30여년간 그는 독보적인.. 더보기
박현준..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아직 LG팬의 입장에서, 그는 고마운 선수였다. 쫄딱 망한 집안 LG에서 그나마 수년간 소년가장의 역할을 톡톡히 했던 봉중근이 팔꿈치 인대 수술로 2~3년간은 마운드에 설 수 없는 암담한 현실에서 혜성처럼 등장해 기둥뿌리를 떠받치고 섰던 선수였기 때문이다. 그가 없었으면 아마도 LG는 그나마 짧았던 영화도 누리지 못한 채 폭삭 내려앉았을 터였다. 그러니 팬들의 입장에서 그 아니 고마울 수가 있겠는가. 난세에 영웅 난다고, 국면이 어려워지니까 어김없이 칼 빼들고 나타난 장수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박현준이었다. '개장수'라는 독보적인 아우라를 뿜어내는(?) 별명도 재밌기도 하거니와 다소 개구져보이는 인상에다 마운드 위에서 가끔씩 손을 들어올려 손의 송진가루를 불어내며 짓는 표정은 매우 익살맞게 보이기도 했다.. 더보기
장효조와 최동원, 전설이 되어 잠들다.. 일주일여 사이를 두고 대한민국 프로야구의 두 거인이 유명을 달리했다. 두 사람은 초창기 프로야구판을 화려하게 수놓았고, 한국 프로야구가 자리를 잡는데 큰 역할을 했음을 누구도 부인하기 힘든 초대형 수퍼스타였다. 당대에 이미 동시대 한국야구의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독보적 기량을 갖추었던 그들은, 뛰어난 선수의 기량을 가늠할 때면 지금도 어김없이 그 이름이 비교대상이자 기준점이 되곤 했다. 김현수가 얼마나 뛰어난 타자인지를 이야기하려면 꼭 장효조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류현진이 얼마나 뛰어난 투수인지를 이야기하려면 필경 최동원의 이름을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요컨대 그들은 '시대를 뛰어넘는 빼어난 기량을 가진 선수'를 이야기하려면 반드시 비교해야만 하는, 투타의 기준이 되는 양대 거물이었던 것이다. 안.. 더보기
이종범이 진짜로 잘못한 것은.. 이종범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야구선수 중 한명이다. 나 좀 까다로운 사람이다. 왠만하면 인정 잘 안 한다. 내가 인정하는 기준은 단순히 잘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성이 시간의 검증을 거쳐 그 결과를 보여줄 때이다. 30년 프로야구 역사에 그런 기준에 부합하는 선수는 많지 않았다. 예를 들면 김용수, 양준혁들이다. 이종범도 당연히 그 범주에 든다. 아니, 들 수밖에 없다. 명실공히 이종범은 천재일 뿐아니라 그 과정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왔다. 지금 당장이라도 유니폼을 벗으면 그의 백넘버는 구단에 의해 영구결번으로 지정될 것이 확실하고 기아팬 뿐아니라 모든 야구팬이 그것을 당연하게 생각할 것이다. 그런 이종범이 구설에 올랐다. 좀 드문 일이다. 다른 사람도 아닌 이종범이라 더 아쉬운 행동이 아닐 수 없다. 나는.. 더보기
계륵이 된 박찬호, 이종범의 길을 갈 것인가. 계륵이 되었다. 鷄肋, 닭 갈빗대.. 먹자니 먹을 것은 없고 버리자니 못내 아까운, 뭐 그런 존재를 일컫는 말이다. 특등급 한우 소갈비였던 박찬호가 어쩌다 닭갈빗대 신세가 되었나.. 세월이 무상할 뿐이다. 박찬호가 누군가. 국민 야구선수가 아닌가. 야구선수라면 누구나, 단 한번 만이라도 서보길 꿈꾸는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17년간이나 활동한 (동양계니 한국인이니 뭐 그런 걸 떠나) 말 그대로 슈퍼스타가 아닌가. 부침을 거듭하긴 했지만 선수로서의 한계 나이가 될 때까지 세계최고의 무대에서 활약을 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위업을 쌓아 올린 것은 분명하다. 그 살아있는 레전드가 메이저리그 생활을 청산하고 일본으로 간다고 했을 때 다소 의외였던 것은, 어느 정도의 활약을 할 수 있을 것인.. 더보기
LG, 선두권 싸움을 할 것인가, 중위권 개싸움에 휘말릴 것인가 「엘롯기 동맹」의 마지막 주자 LG 2000년대 중반 이후로, 프로야구판에 이른바 엘롯기 동맹이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졌다. 야구를 모르는 사람이 들으면 뭔가 그럴싸한 동맹결사체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실상은 'LG,롯데,기아' 3팀의 약자 그룹을 총칭하는 표현이었다. 가을야구는 남의 일이고, 꼬박꼬박 상위권 팀들의 승수를 알토란같이 챙겨주는 '보약' 같은 팀들이었던 것이다. 만년 하위권을 벗어나는 일이 없고 3팀이서 서로 꼴찌를 면하려고 아귀다툼을 선두권보다 더 치열하게 하는 너절한 팀들이었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는 법. 드디어 엘롯기 동맹도 깨질 때가 왔다. 롯데가 선두주자였다. 2008년 로이스터라는 흑인 감독(한국 프로야구 최초의 외국인 감독)을 영입해오더니 냉큼 가을야구 그룹에 끼어들면서 찌질한 동.. 더보기
박현준 혹은 박현진? 5월 3일 두산전 박현준의 피칭은 정말 류현진을 연상시켰다!!! '박현준'이라 쓰고 '박현진'이라 읽어야 할 판이다. 3일 두산전 박현준의 피칭에서는 류현진의 아우라가 느껴졌다. 옷쓰~ LG에서 9회를 무실점으로 던진 선발투수를 본게 언제였던가... ㅡ ㅜ 9이닝 무실점 10삼진.. 투수의 힘으로 상대를 완벽히 틀어막은 이 압도적인 수치가 LG의 선발투수에게서 나오다니, 최근 몇년간 상상도 해볼 수 없는 일이었다. 최근 몇년간 투타 균형이 가장 맞지 않는 팀이 LG였다. '리그 정상급의 공격력에 리그 바닥권의 투수력' 이것이 LG야구를 표현하는 가장 간단한 설명이었다. 좀더 간단하게 표현하자면, '밑 빠진 독' 정도랄까.. 그러던 LG가 이제야 밸런스가 맞는 야구를 하게 된 것이다. 가드를 내리고 복싱하.. 더보기
LG가 가을야구를 하기 위해서는 이 X끼 짤라야 된다. 야구를 감독 혼자 하는 건 아니지만, 또 야구만큼 감독의 역할이 지대한 스포츠가 어디 있는가. 모든 스포츠 중에 거의 유일하게 감독이 유니폼을 입는 스포츠이자 감독이 경기장에 직접 걸어들어갈 수 있는 스포츠이고 또한 감독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게임을 정지시킬 수 있는 스포츠가 야구다. 그만큼 야구에서 감독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몇 명 되지도 않는 선수 교체하는게 경기에 개입할 수 있는 역할의 전부인 축구와 비교해 보더라도 야구에서 감독의 권한이 얼마나 막강한지 알 수 있다. 그 뿐인가. 그날 등록된 23명의 한도내에서 모든 선수를 경기장에 투입할 수 있고, 경기중에도 수시로 수비수를 교체할 수 있고 심지어 타자가 공을 치게 할 건지 말건지도 감독이 결정할 수 있다. 좀 과장하면.. 더보기
운동선수는 이래도 되는거? 서..설마 겨..경례하는 거 아니지? 땀 닦는 거지? 서..설마 경례하는 거 아니지? 왼손으로.. 눈썹이 간지러운 거지? 더보기